[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 관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일련의 무역 양보안을 개략적으로 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세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이런 양보안을 제시한 것은 올해 여름 이후 처음으로, 미중 양국이 무역 갈등을 해소키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두 명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양보안의 약속들(commitments)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중대한 구조개혁'과 같은 것에는 미치지 못해 협상에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명의 관계자는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얼마나 실질적인 거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관계자 가운데 한 명은 양보안의 대부분은 특정 산업 투자에서의 외국인 지분 한도 인상 등 이미 중국 정부가 실시한 변화들의 '반복'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제조 2025' 등 미국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중국 산업 정책의 변화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9일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수 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이후 양측 하위급 관리 간 논의가 진행됐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 13일 "현재 우리는 미국과 중국 정부 간 모든 레벨에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대화하고 있고 이것은 플러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미국 측에선 므누신 재무장관과 재무부가 그 대화들을 이끌고 있는데, 일부 관측통은 이 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5월 발표된 중국과의 커다란 합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 내에서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에 너무 관대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합의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국과의 협상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은 중국에 더 의미있는 개혁을 추진하도록 압박을 넣어왔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중국 전문가는 므누신 재무장관과 커들로 위원장의 어려운 무역 협상에서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며 그들은 "무역 합의(deal)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서 "그들은 그것을 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트하이저가 싸움(fray)에 뛰어들라고 명령을 받을 때까지 무역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부문에서 중국을 상대로 취해야할 입장에 대해 조언해 준 바 있는 시저스 전문가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는 "휴전" 이거나 양측이 더 심도있는 논의를 하는 동안 추가로 관세가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합의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산업 정책과 지식재산권 절도 등의 문제에 대한 양측의 갈등은 여전히 상당해 G20 이후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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