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플레이도시 매각 방침.."코웨이 지분 추가 확보"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웅진그룹은 핵심 계열사였던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7개월만에 다시 인수하게 됐다. 웅진 측은 코웨이 인수를 계기로 '렌탈'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잘하는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다. 코웨이 지분 추가 확보 자금 마련을 위해 일부 비주력 계열사는 매물로 내놓을 방침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웅진그룹] |
◆ 웅진-스틱 컨소, 코웨이 지분 22% 1.7조에 인수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29일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웅진이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7개월 만이다. 코웨이 지분 22.17%에 대한 인수금액은 약 1조 6850억원이다. 이번 인수계약으로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의 방판인력 1만3000명, 코웨이 2만명, 총 3만3000명의 방문판매 인프라를 구축하며, 독보적 방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웅진은 방판사업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할 계획이다. 채널의 유사성으로 인해 크로스세일링(Cross-selling)및 제휴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콜센터, 물류 등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비용 절감효과도 기대되며, 중첩 고객군에 대한 공동 마케팅 등의 효과도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의 자산총계는 2조 5000억원에서 4조 5000억 수준으로 수직 상승한다.
1조 6850억에 달하는 인수자금은 중 절반가량은 웅진그룹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분담한다. 나머지 자금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웅진은 기존의 코웨이 배당성향을 유지해 안정적 이자상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렌탈사업 및 방판채널에 대한 웅진의 운영 역량과 렌탈시장 내 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결합되면 보다 강력한 렌탈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져,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재무적 투자자로서 웅진씽크빅 및 코웨이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전무)은 “렌탈비즈니스는 급변하는 소비자의 패턴 변화에도 지난 20년간 고객의 선택을 받은 잠재력 높은 시장이다”라며 “다시 한번 웅진의 저력을 모아 시장을 발전시키고,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이어나겠다”라고 밝혔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김양섭 기자] |
◆ 윤석금 "렌털 사업 무한대 가능성..잘하는 사업에 집중"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열린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렌탈 사업은 장기적으로 무한대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제 웬만한 것은 다 빌리는 시대가 됐다. 코웨이 인수는 미래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고객 계정수가 국내 580만, 해외 100만 등 680만인데 가정마다 접촉하는 이런 기업이 거의 없다"면서 코웨이의 계정을 기반으로 렌탈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윤 회장은 "3만여명 인력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고, 장기적으로 TV나 냉장고 등 가전, 가구 등도 렌탈하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회장은 앞으로 '렌탈'을 중심으로 '잘 하는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그동안 제가 전공이 아닌 것에서 헤매다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내가 잘할 수 있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것,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방판 사업간 시너지가 발휘되면 웅진씽크빅과 코웨이의 현금창출능력은 보다 강화될 것이며, 강화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인수금융 상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그룹의 역량을 코웨이와 씽크빅에 집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웅진코웨이'로 다시 시작.."그동안 너무 자만했다"
코웨이는기존 렌탈사업과 합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기존 렌탈 사업과 합쳐서 ‘웅진코웨이’로 다시 시작, 옛날로 다시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사업부서인 웅진렌탈과 코웨이를 합병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웨이는 1989년 윤석금 회장이 설립한 생활가전기업이다. IMF로 부도위기에 처하자 윤석금 회장은 웅진코웨이 대표이사로 내려가 직접 경영했다. 렌탈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만들었으며, 코디서비스를 론칭했다. 정수기 렌탈에 이어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의자, 매트리스 등으로 시장을 넓혔고, 25년간 부동의 업계 1위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그룹 위기로 인해 2013년 1월 웅진코웨이를 MBK에 매각하게 됐다.
윤 회장은 과거 실패 경험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너무 자만했다. 이런 생각을 했다”면서 “30년동안 안되는게 없었다. 그당 시 내가 손을 되면 다 됐다. 자만했다고 생각하고 기업인으로서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웨이 인수를 계기로 실패한 기업인도 다시 성공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젊은 창업인들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코웨이 지분 더 늘린다..자금 마련 위해 계열사 매각
웅진그룹이 렌탈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위해 코웨이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 등 비주력 계열사는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안지용 기획조정실장(전무)은 이날 간담회에서 "웅진에너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매각 계획을 발표하고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다른 계열사 가운데서는 웅진플레이도시도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웅진은 이 매각대금을 활용해 코웨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웅진이 이날 주식매매계약(SPA)을 통해 인수할 코웨이 지분은 22.17% 정도다.
또 웅진은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한 소송도 취하한다. 앞서 웅진은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한 것을 두고 우선매수청구권 보유자인 자신과 협의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코웨이 인수를 위한 사전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안 실장은 "회사를 너무 잘 알아서, 그리고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회사는 재무제표 분식 가능성이 작다"면서 "MBK파트너스와 같은 큰 규모의 사모펀드가 (분식회계 등)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웅진그룹 연혁 정리
▲ 1980 = 헤임인터내셔널(현 웅진씽크빅) 설립
▲ 1987 = 동일삼업(현 웅진식품) 인수
▲ 1988 = 사랑스화장품 설립 (추후, 코리아나화장품으로 사명변경)
▲ 1989 = 한국코웨이(현 코웨이) 설립
▲ 1997 = IMF외환위기
▲ 1998 = 웅진코웨이 렌탈서비스 론칭
▲ 1999 = 코리아나화장품 매각
▲ 2005 = 웅진코웨이 코디 1만명, 매출 1조 돌파
▲ 2006 = 웅진에너지 설립
▲ 2007 = 극동건설 인수
▲ 2008 = 새한 인수, 웅진케미칼로 사명 변경(현 도레이케미칼)
▲ 2013 = 기업회생절차 돌입
(웅진코웨이 - MBK, 웅진식품 - 한앤컴퍼니, 웅진케미칼-도레이첨단소재에 각각 매각)
▲ 2014 = 기업회생절차 1년 4개월만에 종료
▲ 2014 = 웅진씽크빅 학습지 업계 최초 스마트서비스 ‘웅진북클럽’ 출시
▲ 2016 = 기업회생절차 채무 98% 변제완료
▲ 2018.1월 = 경업금지 종료, 투트랙(렌탈 사업 재진출, 코웨이 인수) 선언
▲ 2018.2월 = 웅진렌탈 론칭
▲ 2018.10월 =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 MBK파트너스 코웨이 인수를 위한 SPA(주식매매계약)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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