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무역 및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에 기업 순익 악화 우려까지 겹쳐 세계증시가 이번 주 5년여 만에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할 전망이다.
알파벳과 아마존 등 미국 대형주들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은 후, 유럽 기업들의 어닝 악재도 이어져 유럽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는 1.5% 하락했으며, 독일 DAX 지수는 1.7%, 프랑스 CAC40 지수는 1.8%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3% 하락했다. 이 지수는 이번 주까지 5주 연속 하락하며 2013년 5월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도 0.84% 내리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라지 오스만 바이에른LB 전략가는 “미국 기업 어닝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 조금만 실망스러운 발표가 나와도 시장이 크게 출렁인다”며 “두 자릿수 순익 증가율에 익숙해져 있으며,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6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9% 하락하며 2017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이번 주 들어 4% 이상 하락, 5주 연속 내리며 2015년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블루칩 지수는 0.6%,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0.2% 각각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1.1% 급락했으며, 특히 기술부문 지수가 3.13% 폭락했다.
한국증시에서도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앞서 2016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호주증시는 보합에 마감했으며, 일본 닛케이 지수는 주간 기준 5.98% 급락했다.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미국 어닝 혼재, 미국 금리인상, 이탈리아 재정우려 등 동시다발적 악재로 심하게 기울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며 공식 약세장에 진입한 주가지수와 종목들이 올해 초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초점이 맞춰지며 중국 위안화 가치가 0.22% 하락하며 2016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 달러당 중요한 심리적 경계선인 7위안에 근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5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을 동결하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내 종료하되 현행 사상최저 금리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한다는 가이던스를 유지한 후 유로는 미달러 대비 하락하고 있다.
달러/엔은 112.04엔으로 03% 내리고 있으며,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도 소폭 하락 중이다.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날 한국시간 9시 30분에 발표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강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달러가 한층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 도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내각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고위급 논의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파운드가 미달러 대비 7주 만에 최저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미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마감가인 3.136%에서 3.092%로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과잉공급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연료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유가가 3주 연속 하락할 전망이다. 이날 런던선물시장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6달러33센트로 0.7% 이상 하락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개월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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