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전날 폭락을 극복하고 강하게 반등했다. 블루칩과 IT 섹터가 강세를 연출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여전하다. 내년 기업 이익 및 매출액에 대한 월가의 기대가 반토막 수준으로 꺾인 한편 짐 폴슨을 포함한 구루들이 10% 가량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등 뉴욕증시 안팎이 어수선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정책 기조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훼손할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는 상황도 주가에 악재라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01.13포인트(1.63%) 상승한 2만4984.5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9.47포인트(1.86%) 뛴 2705.57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09.94포인트(2.95%) 급등하며 7318.34를 나타냈다.
전날 과격한 하락에 대한 반발 매수가 이날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반등이 단기적인 현상일 뿐 바닥을 찍은 것으로 점치기는 어렵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주가와 기업 실적에 대한 잿빛 전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근간으로 볼 때 앞서 10%로 제시됐던 내년 기업 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절반 수준으로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가 급락을 수 차례 경고했던 짐 폴슨 루트홀드 그룹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앞으로 1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동차와 주택, 재량 소비재와 금융 등 경기순환 섹터가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는 한편 방어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주가 하강 기류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주장이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대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3분기 기업 실적이 실망스럽다”며 “이익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 주식시장이 과매도를 연출했고, 이 때문에 반등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낙관론도 없지 않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투자 보고서에서 “9년간 이어진 강세장 속에 이번과 같은 조정이 발생했다”며 “강세장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본다면 최근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도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정책자들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편 오는 12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CB가 내년 여름까지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지만 미국 연준에 이어 양적완화(QE)에서 양적긴축(QT) 시대가 본격화됐고, 이에 따른 자산 시장의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종목별로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분기 흑자를 냈다는 소식에 8% 가까이 랠리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포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각각 6%와 9% 선에서 급등했다.
아마존이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7% 뛰었고, AMD는 반도체 칩 가격 하락 전망이 나온 가운데 16% 폭락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9월 상품수지 적자가 758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747억달러를 웃돌았고, 같은 기간 내구재 주문은 0.8% 늘어나 1.9%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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