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인도 루피화가 정부의 가치 방어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흥국 위기 확산 불안에 유가 상승 부담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인도 루피화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루피화는 달러 대비 73.390루피까지 밀려 사상 최고치 환율 기록을 갈아 치웠다. 루피화 환율이 73루피 위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정부가 루피아 가치 하락을 막고자 지난달 십여 개 수입 품목에 관세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간밤 4년래 최고치까지 오른 뒤 아시아 거래에서는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도와 함께 유가에 취약한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추가 하락 부담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는 0.3% 떨어져 달러 대비 1만5090루피아로 20년여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통화 가치 하락에 큰 타격을 받은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은 '고유가'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으로, 이들의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경상 적자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주 후반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정책 향방에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일단 지켜보자는 것이다.
미즈호은행 외환전략가 창 웨이량은 “현재 변동성을 자극할 큰 소식은 없다”면서 “무역 전쟁이 아시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가운데, 이번 주 고용지표 발표에 앞서 일단은 조정 모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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