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인도의 이른바 그림자 금융 여신 업체 인프라스트럭쳐 리싱 앤드 파이낸싱 서비스(IL&FS)의 부실 문제가 2008년 월가를 강타했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흡사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는 공포가 번지고 있다.
인도 정부가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위기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유동성 경색이 이미 날로 악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 <사진=블룸버그> |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IL&FS는 아시아 3위 경제국인 인도 인프라 프로젝트의 핵심 자금줄로, 최고의 신용등급을 평가 받았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정크’로 전락했다. IL&FS의 부채는 12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측은 지난 주말 추가 대출과 주식 신규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부채를 갚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표정이다.
중산층 성장과 IT 산업 발전, 여기에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맞물리면서 고성장 기대를 모았던 인도가 10년 전 리먼 파산으로 미국을 강타했던 위기룰 맞을 수 있다는 경고다.
인도 정부는 공격적인 개입에 나섰다. IL&FS의 이사회를 정부가 장악한 것. 인도 상법은 국가적인 차원의 리스크가 인정될 경우 정부가 위기에 처한 특정 기업을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IL&FS의 부실 사태가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데 정책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문제는 업체의 정상화와 시장의 신뢰 회복이 간단치 않은 일이라는 점이다. IL&FS의 부실은 구조적인 문제다.
도로 건설과 전력 발전소 건축 등 대규모 장기 인프라 프로젝트의 수입 창출이 예상보다 크게 지연되면서 유동성 경색이 크게 악화됐고, 단기물을 중심으로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처한 것.
뿐만 아니라 업체는 수년간 부적절한 회계 처리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경영진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미 IL&FS의 충격은 전염되기 시작했다. 업체와 자금을 거래한 비은행 금융회사와 프로젝트로 맞물린 기업들의 주가와 채권 가격이 폭락했다.
위기 상황의 악화를 우려한 개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선 데 따라 펀드 업계도 일격을 맞았다. 인도 루피화의 급락도 IL&FS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회계 자문회사 브레스콘의 니말 강왈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IL&FS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인도 금융시스템 전반에 도미노 충격이 밀려 올 것”이라며 “현재 인도는 위기 상황이며, 이를 진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 은행권의 무수익 여신은 1500억달러에 이르는 실정이다. 전체 여신 가운데 11.6%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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