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 2407건 중 1774건이 하향요구
194건은 하향 조정..서울‧경기에서만 83% 신청
충북은 12건 중 11건, 인천은 94곳 중 62곳 내려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비싸다며 정부에 이의신청을 한 10명 중 2명은 공시가격 인하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가격 하락요구는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에서 이뤄졌다. 서울이 10명 중 2명, 경기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10명 중 1명만 공시가격을 내려줬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및 건강 보험료 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 및 준조세 부담도 늘어난다.
19일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간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걸친 2018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 접수 건수 총 2407건 가운데 신청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시가격을 조정한 경우는 약 20% 수준이다.
전체 가격 공시대상 공동주택은 모두 1289만 가구다.
국토부는 공동주택 가격 공시(4월30일) 전 지난 3월15일~4월3일과 공시 후 4월3일~5월29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이의신청을 받았다.
이중 공시가격을 내려달라는 하향 요구가 1774건으로 74%에 달했다. 이 중 194곳(21.8%)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시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 반영 현황 [자료=국토부] |
인하 요구는 서울과 경기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이 911건, 경기가 570건으로 전체 83%를 차지했다. 이어 △인천 94건 △부산 63건 △제주 56건 순이다.
서울에서는 911건 중 194건(21.3%)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시가격을 내려줬다. 경기는 570건 중 74건만 공시가격을 내려 반영률은 13%다.
반영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이다. 충북은 12건의 하향요구 중 1건을 제외한 11건(91.7%)의 요구를 받아줬다. 인천도 94곳 중 62곳의 공시가격을 내려 평균 보다 높은 66%의 반영률을 보였다.
공시가격을 올려달라는 상향 요구는 모두 633건(26%)이었다. 이중 145건(22.9%)에 대해 공시가격을 올렸다. 신청건수는 역시 서울(352건)과 경기(195건) 지역의 비중이 86.4%로 높았다. 서울은 352곳 중 107곳(30.4%), 경기는 195곳 중 31곳(15.9%)의 공시가격이 올랐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 기초노령연금 수급대상자 결정, 재건축 부담금 및 이행강제금을 산정할 때 사용한다. 공시가격이 오른 만큼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는 각종 세금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의 신청 중 하향 요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정부가 공시가격을 인상해 보유세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앞으로 공시가격의 하향 요구 신청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0.19% 올라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집값 상승분을 공시가격에 반영해 실거래가 반영률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상향 요구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에서 주로 발생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 때문이다. 이 환수금은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준공인가일까지 차익을 환수하는 제도다. 즉 추진위 설립 당시 공시가격이 높게 잡힐수록 주민이 부담해야 하는 환수금이 줄어든다.
이의신청 건은 재조사와 재산정을 거쳐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거래가와의 차이, 주변 주택과의 가격 차이, 조세부담 과다, 개별단지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비롯해 이의신청 종류는 다양하다"며 "당초 가격이 적정함에도 불구하고 소유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이의신청 된 곳이란 판단되면 가격을 조정해주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