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아마존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가 정부가 대기업을 주의깊게 감시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정치인들이 대기업을 악인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역설했다.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조스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워싱턴경제클럽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인터뷰에 응하며 이같이 말했다.
베조스는 경제클럽 회장직을 맡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의 아마존 공격, 자신이 소유주로 있는 워싱턴포스트(WP)를 포함 언론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 새로운 자선사업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아마존의 규모와 시장 지배력이 급격히 커지자 워싱턴 정계에서는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세금, 근로자 처우, 자영업자들이 입는 피해 등을 문제 삼아 아마존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이 우편국(USPS)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공짜로 이용하면서 세금도 잘 내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아마존을 염두에 두고 임금 수준이 낮은 대기업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베조스’(Stop Bad Employers by Zeroing Out Subsidies)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베조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모든 대형 기관들은 엄중한 감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악인 취급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들은 대단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대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개인이 차고에서 저연비 광섬유 보잉 787을 만들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최근 아마존 공격에 대해서는 “자신의 회사를 변호할 필요가 없다”며 말을 삼갔으나, WP를 비롯한 언론 공격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P를 아마존의 ‘수석 로비스트’라 비아냥거린 바 있다.
베조스는 “선출된 공직자가 언론과 언론인을 공격하는 것은 실수다. 언론을 악마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엄중 감시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미국 대통령도 똑같은 감시를 받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공격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요한 보호막과 사회적 규범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베조스는 앞서 성명을 통해 노숙자와 저소득 계층의 취학 전 아동들을 돕기 위해 20억달러의 기금을 출연해 새로운 자선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경제클럽 회장직을 맡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과 인터뷰 중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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