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지난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 사건을 두고 영국과 러시아가 치열한 진실 공방을 펼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 사건 직후 루슬란 보쉬로프와 알렉산드르 페트로프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이들은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정보총국(GRU) 소속 장교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용의자로 지목된 보쉬로프와 페트로프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영국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나서서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러시아 TV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는 보쉬로프(왼쪽)과 페트로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쉬로프와 페트로프는 이날 러시아 관영 RT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영국에 관광차 갔을 뿐이며 정보기관 요원들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페트로프는 "친구들이 오래전부터 이 멋진 도시(솔즈베리)를 가보라고 권해서 하루 일정으로 가게됐다"고 주장했다.보쉬로프 역시 "솔즈베리는 유명한 성당이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런던에 가서 좀 있다가 솔즈베리를 다녀오려고 계획을 세웠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국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 사진 속의 인물들은 자신들이 맞으며 이름도 본명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스크리팔 부녀에 대해선 전혀 알지도 못했다고 강변했다.
보쉬로프와 페트로프는 자신들은 GRU 소속 장교가 아니며 비타민 등 스포츠 관련 식품을 취급하는 사업가일 뿐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들의 인터뷰가 방영된 직후 영국 정부는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은 GRU 소속 장교들이며 이들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을 시도한 용의자가 맞다고 재차 반박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 남자들은 러시아 군사정보기관 소속 장교가 확실하다"면서 "그들은 치명적이고 불법적인 화학 무기를 우리나라의 거리에서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 정부에 지난 3월 솔즈베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오늘 우리가 보았듯이 그들은 사건을 흐리고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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