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고려아연이 폐제품에서 희토류 혼합물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자원 안보와 공급망 안정화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시장에서 기술 자립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18일 폐모터 등에서 확보한 폐희토자석으로부터 경희토류와 중희토류가 혼합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희토류 혼합물은 17종의 희토류 원소가 섞인 중간 단계 물질로, 이후 분리·정제 과정을 거쳐 산화물 형태로 활용된다.
이번 기술은 온산제련소 기술연구소와 본사 기술 조직이 중심이 돼 약 3년간의 연구 끝에 확보한 성과다. 특히 희토류의 자원 무기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최윤범 회장이 직접 연구 개발을 지시하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모터와 발전기, 스마트폰, 드론, 미사일 센서 등 첨단·방위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다만 매장부터 생산, 소비까지 전 밸류체인에서 특정 국가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공급망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글로벌 희토류 시장에서 특정 국가는 매장량의 약 45%,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희토류의 경우 점유율이 99%에 달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도 상당 부분을 해당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고려아연의 이번 기술 개발은 폐자원을 활용해 희토류를 회수하는 '리사이클 기반 공급망' 구축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첨단산업 보호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업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관건이다. 혼합 희토류를 경·중희토류로 분리·정제하는 기술 확보와 함께 지속적인 원료 공급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울산시, 한국희토류산업협회 등과 협력해 원료 확보 및 기술 실증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구개발 지원과 함께 실증 사업, 민관 공동 투자 등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고려아연은 향후 희토류 분리·정제 기술 개발과 상업 생산을 병행하며 공급망 안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미국 알타리소스테크놀로지와 희토류 산화물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한 바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희토류 생산은 일부 국가에 집중돼 공급 불안과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자립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