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CA "이들리브 총공세로 피란민 80만명 나올 수도 있어"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시리아 정부군과 연합군이 지난주 이들리브주(州)에 대한 공습을 재개한 이후 민간인 3만명 이상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리브 지역은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반군의 최후 거점으로도 알려졌다. 러시아와 이란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이들리브 탈환을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준비해왔다.
터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이들리브 주 [사진=로이터 뉴스핌] |
OHCA는 이들리브에 대한 정부군의 총공세로 앞으로 80만명의 피란민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는 많은 숫자의 민간인이 여러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리브 공습이 21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리브와 인근 지역에는 약 290만명의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HCA 대변인 데이비드 스완슨은 로이터에 현재까지(9일 기준) 3만542명의 민간인이 북서부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피란길을 떠난 이들 중 47%는 난민 수용소로 이동했으며, 29%는 가족과 함께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4%와 10%는 각각 비공식 난민 수용소와 임차 시설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7일 이란 테헤란에서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러시아와 터키, 이란 등 3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각국의 정상들은 휴전 합의 도출에 실패한 채 회담을 마무리 지었다. 휴전 합의 도출이 불발된 가운데 OHCA 대변인은 3자 정상회담 후 하마주와 이들리브주에서 박격포와 로켓포의 공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란과 러시아 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등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반면 터키는 아사드 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로 이들리브 지역에만 12곳의 터키군 관측소를 세운 뒤 운영해왔다.
지난 2011년 발발한 이후 7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으로 현재까지 약 5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1100만명의 난민이 강제로 피란길에 올랐다.
한편 스테판 데 미스트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지난 10일 제네바에서 러시아와 이란, 터키의 고위관료들과 시리아에 헌법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이틀간의 회담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들리브 사태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돼, 회담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