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급여력비율 도입 이전 통합 예상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약 2조3000억원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을 인수를 결정했다. 당분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운영하다 2020년 후반께 통합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진=신한생명] |
5일 금융·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2조2989억원에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 인수를 결정했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자산규모는 61조원(신한생명 30조원, 오렌지라이프 31조원)이 된다. 이는 삼성(258조원)·한화(110조원)·교보(98조원)·농협(64조원)생명에 이어 5번째 규모다.
다만 인수 후에도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를 신한생명과 따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조직문화가 다른 두 회사를 무리하게 물리적으로 통합하지는 않겠다는 거다. 다만 투 트렉으로 운영하는 기간은 IFRS17이 도입되는 2021년 내외로 업계는 관측한다.
신한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분기 174%를 기록했다. 6월에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 2분기 말 RBC는 200%로 뛰었다. 즉, 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면 13%의 RBC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반면 오렌지라이프의 RBC는 상반기 438%로 생명보험사 중에서 가장 높다. K-ICS 도입으로 RBC가 현재보다 100% 낮아진다고 가정해도 300% 중반에 머문다.
현재 금융당국은 IFRS17에 대비, 신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을 준비 중이다. K-ICS는 보험사의 모든 자산·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현재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규제인 RBC보다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K-ICS 영향평가 결과 생보사는 평균 100% 정도 RBC가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이 현 수준의 RBC를 유지하기 위해선 1조원 내외의 자본을 더 확충해야 한다.
자산규모가 비슷한 두 회사가 물리적으로 통합하면 통합신한생명의 RBC는 200% 후반에서 300%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한다. 즉 신한생명은 자본으로 인정하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을 추가로 발행하지 않고도 RBC를 개선할 수 있다.
K-ICS를 도입해 건전성지표가 낮아지기 전에 오렌지라이프과 통합하면 추가로 유상증자나 자본확충을 위한 채권 발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통합은 이르면 오는 2020년 후반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는 장기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자산듀레이션이 짧은 신한생명과 단순 물리적으로 통합한다고 해도 현행 기준 RBC로 300%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와 K-ICS 도입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금융당국이 K-ICS 도입 유예기간을 어느 정도로 두는가에 따라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준비기간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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