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터키 인플레이션이 17.9%로 치솟자 터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내주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인플레이션이 가격 안정성에 심각한 리스크가 됐다”고 경고했다.
그간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손아귀에 쥐어 리라화 가치가 40% 추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목표치인 5%를 훌쩍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동결했던 중앙은행으로서는 급반전한 입장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전면전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해 중앙은행의 성명 내용을 뒷받침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내주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큼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나마 남아 있던 신뢰도가 처참히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컨설팅기관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터비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대통령의 압력에 금리를 2% 인상하는 데 그칠 수 있다.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7~1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터키와 마찬가지로 통화 가치가 추락한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주 페소화 추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60%로 대폭 인상했다.
터키 리라화는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런슨이 터키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고 간첩행위를 지원했다는 혐의로 터키에 억류된 것을 계기로 터키와 미국 간 외교 갈등이 격화되면서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터키 측은 브런슨 목사의 석방에 대한 대가로 터키 국유 은행 할크방크(HalkBank)에 대한 미 재무부의 조사를 중단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할크방크가 터키와 이란 사업가들의 석유와 금 거래에 관여해 이란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며, 거액의 벌금 부과를 검토 중이다.
터키에 가택연금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사진= 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