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성·고온 분수양자홀·고온초전도 양자현상 실현 밑거름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고체 내 전자들의 배열 상태는 물질의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전자들이 국소적으로 밀집돼 플랫밴드 상태일 때는 강자성을 비롯해 독특한 양자 상태를 갖게 된다.
하지만 플랫밴드는 아직까지 인위적 구조물에서만 발견될 뿐이며 원리도 많이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한‧중 연구팀이 자연계 고체물질에서 플랫밴드의 존재와 강자성의 원인을 규명, 신소재 개발 연구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다.
2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양대 물리학과 조준형 교수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철 기반 고체물질(Fe3Sn2)에서 플랫밴드의 존재를 관찰해 냈다. 또한 플랫밴드를 갖는 기하학적인 전자 구조에 의해 강자성 현상이 생긴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림] 카고메 격자와 Fe3Sn2의 구조모형 및 투과전자현미경 관측 결과 : (a) 카고메 격자의 육각형 셀 안에 자가국소화된 파동함수의 개략도. 카고메 격자의 특이한 격자구조로 인해 파동함수는 각 육각형의 6개 꼭지점에서 부호가 바뀌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상쇄간섭을 유발하여 전자들은 각 육각형 셀 주위에서 국소적으로 존재한다. (b) Fe3Sn2의 구조모형 및 투과전자현미경 관측 결과. 2018.08.26. [자료=한국연구재단] |
이번에 발견된 고체물질 Fe3Sn2는 마치 대나무로 바구니를 엮은 듯한 2차원 카고메 격자 형태로 입자가 배열돼 있다. 연구결과, 육각형의 상호 네트워크에서 국소적으로 분자 내 전자 교환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강자성이 형성된다.
실험 연구는 중국과학기술 대학 젱창간(Changgan Zeng)가 수행했고, 이론 연구는 조준형 교수팀이 주도했다.
한양대 물리학과 조준형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철 기반 고체 물질에서 처음으로 플랫밴드의 존재를 입증하고 이 물질의 카고메 격자가 갖는 강자성의 원인을 규명한 것”이라며 “강자성 현상, 고온 분수양자홀 효과, 고온초전도와 같은 다양한 양자현상을 실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KISTI 슈퍼컴퓨팅 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8월24일자에 게재됐으며 특별히 편집자 추천 논문으로 선정됐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