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업계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과 웨이상 시장의 성장, 동남아 관광객 유입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한중 관계 복원에 따른 단체 관광객 회복세까지 더해지면 수익성 개선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53%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680% 급증하며, 올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사드 사태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26.0% 감소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 반전에 완벽히 성공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실적이 개선되고 홍콩 첵랍콕 공항 등 해외사업이 본격 가동되면서 안정적 사업 구조를 구축한 덕이다.
올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더불어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실적까지 쌓이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 역시 공격적인 사업 계획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은 44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2.2% 급증했다. 1분기에도 매출이 85% 성장하며 올 상반기 매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226억원 흑자전환하며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에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명동점에 이어 신세계의 서울시내 두 번째 면세점인 강남점은 센트럴시티 내에 총 5개층, 1만3570㎡(3906평) 규모다.[사진=뉴스핌] |
양 사 모두 면세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호텔신라는 2분기 호텔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55억원에 그쳤지만 640억원의 수익을 거둔 면세사업 덕에 전체 영업이익이 302.6% 증가할 수 있었다. 신세계 역시 면세점의 매출 기여도가 가장 컸다. 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3.4%에 불과했지만, 면세점 신장률은 132.2%에 달했다.
국내 면세시장의 볼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증가한 85억5919만6230달러(약 9조55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65%를 넘어섰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면세 르네상스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롯데·신라와 함께 면세점 ‘빅3’ 체제를 굳힌 신세계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밞는다.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명동점에 이어 강남점을 추가 오픈한데 이어 이달부터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DF1·5구역 영업에 돌입했다. 신세계는 늘어난 사업장을 기반으로 올해 ‘퀀텀 점프’를 노린다. 올해 매출 목표는 3조원으로 지난해 1조8000억원보다 대폭 늘려 잡았다.
최근 불거진 따이공 규제 문제나 송객수수료 증가 우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면세점 성장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따이공 규제에 의한 매출 저하, 경쟁 심화로 인한 면세점의 실적 부진 우려는 기우”라며 “올해는 그 동안 무리한 경쟁과 투자로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는 투자 회수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평균 10% 이상 성장이 가능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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