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조사할 내용 아직 남아…조만간 추가 소환"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의 정점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추가 소환하기로 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등 김 지사의 신병 확보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특검 측 관계자는 7일 "김 지사를 2차 소환해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오전 9시 30분 김 지사를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지사는 소환시각이 임박해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고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그는 이튿날인 오늘 새벽 4시께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치고 18시간 만에 귀가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40여 일 동안 확보한 관련자 진술과 증거물들을 토대로 김 지사를 이번 댓글조작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냐'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날 조사 과정에서도 김 지사는 이같은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인터넷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8.08.06 deepblue@newspim.com |
이에 특검이 김 지사의 신병 확보를 위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있다. 동시에 특검이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는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도주의 우려는 없다고 해도 김 지사의 진술이 특검이 파악한 증거 자료나 진술과 전면적으로 배치된다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유력 정치인을 공개소환할 때에는 사실상 구속영장 청구를 자연스런 수순으로 염두에 뒀다고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특검팀 역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특검이 당초 준비한 질문 사항에 대한 조사를 끝마치지 못해 실제 구속영장 청구 시점은 2차 소환조사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특검이 확보한 물증과 진술이 '스모킹건'으로 인정돼야만 영장 발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재 특검은 필명 '드루킹' 김모(49)씨와 그 일당 등 이번 사건 핵심 관계자들을 수사하면서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 이른바 '산채'에서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드루킹 김씨로부터 건네받은 이동식저장장치(USB) 파일 분석을 토대로 김 지사가 김씨와 나눈 비밀메신저 대화 내역 등도 확보했다. 여기에는 김 지사가 김씨 측에 '재벌개혁' 방안과 관련해 자문을 구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아울러 당시 김씨 운전기사가 킹크랩 시연회 당일 산채 인근 식당에서 사용한 카드 내역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다만 아직까지 구속영장 청구에 신중한 모습이다. 특검 측 관계자는 "김 지사 추가 소환조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영장 단계까지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