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미아, 토퍼 상품 외 매트리스도 조사 명단에 없어
"매트리스 제품 등록 시스템 없어... 급한 조사로 누락" 변명
토퍼 베개 등 '침구류' 전반, 황토 첨가 제품도 조사해야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끝나가는 줄 알았던 '라돈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 라돈이 검출된 까사미아는 지난 조사명단에 없었던 것이 드러난 데다 황토 성분도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라돈 사태'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까사미아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토퍼(10cm 미만 매트리스) 제품의 리콜에 착수했다. 이번 리콜은 지난 3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행정조치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11년 4월부터 판매된 1만2000여 개가 회수 대상이다.
까사미아 침구류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되면서, 대진침대 외에 라돈 제품이 없을 거라 믿었던 시민들은 다시 긴장 상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리콜이 '라돈 사태' 당시 원안위가 성급하게 진행한 조사의 부실함이 초래한 결과라며, 라돈과 관련해 생활제품 전수조사에 돌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부실한 '전수조사'… 까사미아 외에 누락된 곳 더 있다
까사미아 홈페이지에 공지된 리콜 안내문 [사진=까사미아 홈페이지 갈무리] |
우선 지난 '라돈 사태' 당시 원안위 조사 발표 자체가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원안위는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에 협조를 요청해 시중 49개 매트리스 업체에 대한 모나자이트 성분 사용 여부를 조사하고, 이상 업체가 없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당시 국표원에서 작성한 49개 매트리스 업체 명단에 까사미아가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 조사 명단에서 까사미아가 빠진 것에 대해 국표원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침대 업체들이 종합적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침대협회와 가구산업협회 회원사 중심으로 명단을 작성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라돈 사태'의 심각성과 다급함으로 명단 작성에 있어 소홀했던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까사미아의 매트리스 제품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 가구 기업 까사미아가 당시 조사 명단에서 빠진 점은 사실이다.
이처럼 침대협회 회원사가 아닌 까사미아가 명단에서 누락됐듯, 다른 업체들의 누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태의 책임 기관인 원안위에서 조사결과를 다시 한번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조사에서 빠진 '황토' 성분도 문제… "우라늄 함량 높은 생산지 조사해야"
라돈 안전기준치 1mSv 초과 검출된 '까사온 메모텍스' 토퍼 1종 [사진=신세계까사미아] |
또한 조사한 제품의 종류나 성분의 범위가 협소했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 조사에서는 대진침대처럼 매트리스에만 초점을 두고 모나자이트, 토르말린 등 라돈 관련 광물질의 사용 여부에 대해 조사했었다.
하지만 이번 까사미아 라돈 검출 제품은 토퍼·베개로 구성된 침구류이고, 라돈 발생의 원인은 내부에 첨가된 황토가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기존 조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제품이었다. 생활 곳곳에 있는 물건들의 전수조사는 물론, 기존에 조사대상에 없었던 황토성분에 대한 분석도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토 성분에 대해 원안위 외부 전문위원인 이재기 한양대 명예교수는 "국내 특정 지역의 황토에서는 우라늄 함량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며 "일부 제품에 사용된 황토 생산지를 조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돈 사태' 발생 3개월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생활 곳곳에 라돈 발생 제품이 남아있는 것이 드러났다. 대진침대 문제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라돈 사태'가 재점화되면서 당국의 철저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