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148㎜·세로 210㎜‧400㎚ 두께 그래핀 12번 접어 쌓아
UNIST 연구결과, 그래핀 복합체 강도 높일 효과적 방법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종이처럼 얇은 막 구조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종이처럼 접으면 얼마나 단단해질까. 종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12번이나 접어 그래핀의 강도를 크게 향상시킨 연구결과가 국내 대학에서 나왔다.
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로드니 루오프(60) 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팀은 단층 그래핀을 고분자 박막에 붙여서 12번 접어 쌓아 올린 결과, 높은 기계적 특성의 그래핀 복합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11번 접은 종이와 11번 접은 그래핀 복합체. (왼쪽) 브리트니 갤리번은 2002년 종이를 12번 접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11번 접은 상태며, 여기서 한 번 더 접을 수 있다. (오른쪽) 루오프 교수팀이 11번 접은 그래핀 복합체. 여기서 한 번 더 접을 수 있다. [자료=UNIST] |
이번 연구는 2002년 미국의 고등학생이었던 브리트니 갤리번(Brittney Gallivan)의 실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브리트니는 1200m 길이의 종이를 12번이나 반으로 접었다.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도 종이는 최대 7번까지 반으로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루오프 교수는 갤리번의 실험에서 영감을 받아 그래핀 복합체를 만드는 방법으로 ‘접기’를 선택했다.
그래핀을 고분자 박막에 붙여서 12번 접어보기로 했다. 연구진은 화학기상증착법(CVD)로 제조한 A5(가로 148㎜·세로 210㎜) 크기의 그래핀에 400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 m) 두께의 폴리카보네이트 필름을 코팅했다.
이 상태에서 12번 접는 데 성공해 ‘그래핀-폴리카보네이트 적층복합체(그래핀 복합체)’를 제조했다.
이 그래핀 복합체는 가로 3㎜, 세로 2㎜, 높이 3㎜를 가지는 덩어리 물질이다. 전체 층수는 2의 12제곱인 4096층이 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헸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12번 접은 그래핀 복합체의 기계적인 특성도 확인했다.
접힌 구조물에는 추가적인 층간 상호작용이 나타나 더 많은 변형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루오프 교수는 “이번 연구는 2차원 물질을 쌓아 3차원 다층 복합체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별한 기능성을 갖는 다양한 2차원 나노 물질들을 결합해 에너지 저장과 변환, 열 관리 등으로 응용할 크기의 재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7월 1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