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ICBM 기술 고도화 이뤄진 곳…비핵화 의지 표명"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을 폐쇄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위성발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이 지난 6.12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곳이다. 흔히 '동창리 발사장'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CBS뉴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 엔진 실험을 하기 위해 서해위성발사장을 사용해왔다”며 "김 위원장이 폐쇄를 언급한 장소가 서해위성발사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북한이 폐기할 엔진 시험장으로 ‘동창리 발사장’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인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장,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 등이 후보군으로 꼽혀왔다.
이 가운데 동창리 발사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지목됐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엔진인 ‘백두산 엔진’을 시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인근에는 각종 미사일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18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백두산 엔진은 주엔진 1개에 보조엔진 4개를 달아 80톤포스(80톤 중력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곳은 북한 최서단에 위치해있다. 2000년대 초 공사를 시작해 2009년 완공됐다. 북한은 여기서 지난 2012년 4월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실었다는 ‘은하 3호’를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벤트였다. 북한당국은 같은 해 12월 2차 발사를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4월에는 정지위성 운반용 로켓엔진 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3월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두산 엔진을 개량한 고출력 엔진을 시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창리 발사장 폐쇄는 한국보다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크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CBM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동창리 발사장은 북한이 위성 등 우주기술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꾸준히 ICBM 관련 기술의 고도화를 진행화왔던 곳”이라며 “ICBM 개발을 멈추겠다는 것을 미국에 전달하는 의지의 표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CBM급 화성-15형을 탑재하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점진적 폐기 등 직접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미국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ICBM 폐기로 인한 진정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