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과 만날 계획, 논의 오래 끌지 않을 것
김정은 시징핑 만난 뒤 단계적 비핵화 재차 언급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을 또 한 차례 압박하고 나섰다. 비핵화에 대해 극적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 번째 회동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대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12일 정상회담에서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턴 보좌관은 20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과 조만간 협상을 가질 계획이며, 이 자리에서 장시간의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을 포기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결정적이고, 극적인 선택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회담이 길게 늘어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회담 시기에 대해 그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부 외신은 이르면 이번주 북미 양국의 고위 관료들이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 그 밖에 북핵 문제에 관여하는 관료들이 참석,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비핵화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마련할 예정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근거를 확인할 때까지 경제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이와 상이한 목소리를 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시 주석과 만남을 가진 뒤 단계적인 비핵화를 또 한 차례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 내용을 한 가지씩 철저하게 이행한다면 비핵화가 양측 모두에게 새로운 중대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이 같은 발언이 단계적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측의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한반도 지정학적 쟁점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력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지난 12일 회담에서 제시된 공동합의문에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표가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 폐기에 걸릴 시간을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지만 조속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