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과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범위 등이 제시되지 못한 것이 북한의 비핵화 추진에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선 북미는 물론 한국과 중국도 나름대로 성과를 얻었기 때문에 "패자는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사진=김선엽 기자> |
문 특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패자는 없었다'는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문 특보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고 북한이 많은 것을 얻어서 북한이 승자였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이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외교에서는 흑과 백의 명백한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면서 "(외교는) 양쪽 모두가 수용 가능한 합의물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싱가포르 회담이 바로 그랬다"면서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와 체제 보장을 각각 확약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역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문제가 포함된 4월 판문점 선언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이득을 얻었으며 중국 역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으로 그동안 주장했던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이 수용됐다는 점에서 승자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이어 CVID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회담의) 실패의 사인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CVID는 2003년 미국과 리비아 간 협상 때 나온 용어이며 북한은 이를 일방적인 무장 해제의 의미로 받아들이며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북한, 남한,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CVID'와 동의어라는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의 일정과 범위 등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정상회담에서는 원래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앞으로 실무그룹 협의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약속과 관련해서도 문 특보는 "잠정 중단이 훈련의 축소나 제거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면서 "과거에도 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된 선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북한과의 많은 문제를 한꺼번에 풀 수 없다"면서 비핵화 이슈에 먼저 집중한 뒤 다른 문제도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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