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가 2.2% 상승 전망..2019년과 2020년도 2.1%
연준 네 차례 금리인상..정크본드 매도 봇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한편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트레이더들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정크본드를 공격적으로 매도, 금리 상승에 선제적인 대응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조사 결과인 2.1%를 웃도는 수치다. 또 연준이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내놓은 예상치인 1.9%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함께 2019년과 2020년 인플레이션 역시 연율 기준 2.1% 상승해 연준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를 웃도는 물가 상승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 마찰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이지만 월가는 미국 경제 성장과 임금 인상이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역시 당초 예상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에서 올 연말 연방기금 금리 전망치를 2.28%로 제시했다. 올해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이 네 차례에 걸쳐 단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연준이 경기 과열을 차단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KPMG의 콘스탄스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실물경기가 과열되고 있다”며 “최근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준은 올해 네 차례의 긴축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96%에 달하는 응답자가 지난 3~4월 연준의 목표 수준인 2.0% 선에 이른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1% 선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시장의 지속되는 호조와 임금 상승 추이가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에너지 섹터부터 자동차와 소비재까지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밖에 이란 제재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빌미로 한 유가 상승세도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포함한 항공 업계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항공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연이어 밝힌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의 트레이더들도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정크본드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아이셰어 0-5 하이일드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 6일에만 4억65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1일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팔자’에 해당한다.
최근 2주 사이 해당 ETF에서 이탈한 자금은 15억달러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펀드 자산의 40%에 해당하는 물량을 팔아치운 셈이다.
존스트레이딩의 데이브 러츠 ETF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하이일드본드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금리 상승을 겨냥한 전략에 무게를 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