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 지난주 50%에서 24%로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한풀 꺾였다.
경제 지표 호조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올해 예상보다 큰 폭의 긴축이 단행될 것으로 점쳤던 월가의 투자자들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탈리아의 정치권 혼란이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 금융시장까지 흔들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한 데다 국내 인플레이션 역시 과열 양상이 진정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31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월가 채권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올해 네 차례 이상 금리인상 가능성이 24%로 파악됐다.
불과 1주일 전 50%를 웃돌았던 수치는 단기간에 반토막 이상 떨어진 셈이다. 연준은 앞서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고, 투자자의 70%가 이를 확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렸던 긴축 우려가 최근 들어 크게 진정된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국 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연정 구성을 다시 시도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고, 정치권 소요로 인해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 압박을 받을 경우 연준의 매파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로화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달러화에 대해 10개월래 최저치로 급락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강달러가 미국 블루칩 기업의 수익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 2016년에도 해외 변수에 손발이 묶여 금리인상 계획에서 후퇴한 바 있다.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 탈퇴) 국민투표 결과로 인해 유럽부터 이머징마켓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정책자들은 당초 예상됐던 네 차례 긴축에서 단 한 차례 금리인상으로 물러섰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불거진 사태 역시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물가 지표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 압박을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자들이 주시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 4월 연율 기준으로 1.8%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미 상무부가 집계하는 지수는 지난 3월 1.9%에서 1.8%로 하향 조정된 뒤 반등하지 못한 셈이다.
매파 전망을 고집하는 투자자도 없지 않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정치권 혼란이 수습되거나 위기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 경우 연준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3.10%까지 뛰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 중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2.829%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