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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옛말, 신흥국 채권 ‘단물 빠졌다’

기사입력 : 2018년05월12일 02:33

최종수정 : 2018년05월12일 02:33

신흥국 통화 채권 달러채 대비 초과 수익률 '제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의 초과 수익률이 ‘제로’로 떨어졌다.

달러화가 미 국채 수익률과 동반 상승 흐름을 타면서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했던 신흥국 채권의 ‘단물’이 빠진 셈.

남아프리카 랜드화 <사진=블룸버그>

신흥국 채권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이는 투자자자들의 ‘팔자’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11일(현지시각) JP모간에 따르면 신흥국 현지 표시 채권의 달러화 표시 채권 대비 초과 수익률이 0%로 떨어졌다.

연초까지만 해도 신흥국 통화 채권의 수익률이 평균 6.12%로 달러채의 수익률이 5.28%에 비해 쏠쏠한 프리미엄을 제공했다.

하지만 4월 하순 이후 두 채권의 수익률 간극이 급속하게 좁혀졌고, 지난 7일 달러채 수익률이 6.25%로 신흥국 통화 채권의 6.23%를 웃도는 역전이 발생했다.

연초 이후 주요 신흥국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가파르게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올들어 신흥국 통화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손실을 본 셈이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신흥국 통화 지수는 연초 이후 4% 이상 하락했다. 또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할 때 신흥국 현지 통화로 발행한 채권은 올들어 지난 7일까지 0.9%의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신흥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거나 채권 가격이 올라 수익률이 떨어질 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상황은 달러화로 발행된 신흥국 채권도 마찬가지다. JP모간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달러채 총수익률이 연초 이후 마이너스 4.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과 최근 달러화의 상승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0%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고, 2년물 수익률도 9년래 최고치까지 뛰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가 지속된 사이 글로벌 투자자들은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이머징마켓 채권에 수십억 달러를 베팅했다. 하지만 미국 통화정책이 ‘정상화’ 수순에 돌입하면서 상황 반전이 날로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손자 깁스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올해 이머징마켓 채권 포트폴리오의 자금 전망을 축소할 만큼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고 “지난해 31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자금 유입이 올해 2550억달러로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상승이 지속되는 한편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5%까지 뛰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머징마켓이 크게 충격을 받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은 달러화 기준으로 15.2%의 수익률을 창출해 달러채의 수익률인 10.3%를 크게 웃돌았다.

UBS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신흥국 채권시장이 지난해 상황과 급반전을 이루고 있다”며 “달러화 상승으로 신흥국 통화가 하락 압박을 받는 상황에 투자자들이 해당 채권을 선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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