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스페인 중도우파 여당인 국민당(PP)을 이끌고 있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불신임 투표를 통해 실각될 위기에 처했다.
국민당 의원들에 대한 부패 스캔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라호이 총리가 궁지에 몰렸다.
스페인 법원은 국민당이 조직적이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모았다면서 29명의 전직 국민당 소속 각료 등 핵심당원들에게 최근 무더기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제1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당이 지난주 내각 불신임안을 하원에 제출한 후, 이번 주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대표가 6개 소수 정당의 지지를 얻어내 하원 전체 의석 350표 중 과반인 180표의 지지를 확보했다.
라호이 총리가 물러나면 사회당이 집권하게 돼 산체스 대표가 총리직을 맡게 된다.
이탈리아에서 굉장한 잡음 끝에 포퓰리즘 정당이 탄생해 유로존 정세가 이제야 다소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6년 간 집권한 라호이 총리가 물러나 유럽연합(EU)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이 정국 혼란에 휩싸이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대부분 정당과 산체스 대표가 친유럽 성향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은 이탈리아보다는 리스크가 낮다고 보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라호이 총리는 국민당 부패 스캔들과 카탈루냐의 독립 움직임으로 인해 최근 상당히 수세에 몰렸다.
당초 사회당이 확보한 불신임안 지지표는 급진좌파 포데모스와 두 개의 카탈루냐 분리독립 정당까지 합쳐서 175표로 과반인 176표에서 한 표 모자란 상황이었다.
하지만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바스크국민당(PNV)이 국민당 의원들의 유죄파결 이후 라호이 총리로부터 등을 돌렸다.
현재 라호이 총리는 지지하는 정당은 친EU 성향의 중도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뿐이다.
산체스 대표는 총리에 오를 경우 라호이 총리가 마련하고 의회가 승인한 예산안을 고수할 것이며, 카탈루냐와 협상을 시작하겠지만 카탈루냐의 독립 주민투표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산체스 대표는 이번 주말 총리 취임 선서를 하고 내주에 내각이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사회당은 하원 의석 350석 중 84석만을 차지하고 있어 입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총선은 2020년 중반에 예정돼 있으며 산체스 대표가 그 전에 조기총선을 개최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사회당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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