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 연달아 만나
"차기 당대표보다는 선거유세에 집중할 것"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를 차례로 만났다.
이 전 총리가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도 활발히 지원사격에 나선 것을 두고 차기 당권을 노린 포석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이 전 총리는 28일 김 후보와 함께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충청향우회중앙회 임직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충청남도 청양 출신의 이 전 총리는 지난 2006년~2009년 충남도지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총리는 "선거철이어서 향우회를 방문하겠다고 하니 김 후보가 덜렁덜렁 따라왔다"면서 "선거법을 지켜야해 구체적인 말씀은 못 올리겠지만 후보와 함께 왔다는 사실이 의미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 후보는 "이 전 총리가 출마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으시고 전국적으로 어려운 지역을 잘 지원해주고 계신다"면서 "서울이 어렵다고 해서 저하고 우정을 생각해 특별히 도와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김 후보와 이 전 총리는 15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인 생활의 출발을 같이했다. 이후 같은 시기에 각각 경기도지사와 충남도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간담회에 참석한 지 15분여만에 길을 나섰다. 남경필 후보와의 면담을 위해서다. 최근 서울시장을 비롯해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 지역 후보들이 이 전 총리에 지원 유세를 요청한데 따른 만남이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지역 역시 한국당 후보들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때 충청의 맹주로 불렸던 이 전 총리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서도 상부상조다. 최근 다시 정치 활동을 시작한 이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은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결국 주요 후보들을 지원하며 민심을 얻은 뒤 당 지도부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이 전 총리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천안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당의 6.1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전국 어디든 찾아가 우리 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가 굳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면에 나서고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은 다시 정치활동을 시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총리까지 지냈던 분인만큼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했으면 차기 당권, 그리고 더 나아가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총리는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난 이 전 총리는 차기 당대표직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당대표 자리보다 일단 선거유세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