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장관 후보 놓고 충돌…마타렐라 대통령 '반대'
오성운동 대표 "대통령, 탄핵돼야"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가 연립 정부 구성권을 포기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연립 정부 구성 지도자들이 재정경제장관 후보를 놓고 충돌한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조기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가운데)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콘테 총리 지명자는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며 다만 그는 이 일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없는 법학과 교수 출신인 콘테 총리는 이탈리아 연정 구성 정당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 '동맹'의 합의로 총리 후보에 추대됐다. 대통령 승인을 받아 23일부터 내각 구성 작업을 진행해왔다.
내각 구성이 난항을 겪은 것은 마타렐라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재정경제장관 후보 파올로 사보나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다. 사보나는 반복해서 유로화 탈퇴를 주장해왔고 유럽에서의 독일의 지배력에 대해 비판해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재정경제장관을 제외하고 모든 장관에 동의했다"며 "나는 유로화 탈퇴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인물을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몇몇 정치 세력이 나에게 선거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회의 상황 전개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콘테 총리 지명자가 정부 구성권을 반납함에 따라 총선 이후의 이탈리아의 무정부 상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오성운동 지도부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탄핵 추진 가능성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재정경제장관 후보를 거부했기 때문에 국가를 저버린 이유로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