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 잠잠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되살아난 한편 미국 국채 수익률이 완만한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경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 나타났던 급락에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상승 동력에 비해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 부각된 상황이라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2.52포인트(0.25%) 완만하게 오른 2만4768.9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1.01포인트(0.41%) 상승한 2722.4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6.67포인트(0.63%) 뛴 7398.30에 마감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가 3대 지수보다 큰 폭으로 랠리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러셀2000은 장 후반 1.2% 치솟으며 1619.99를 나타냈다. 지수는 연초 이후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5.3% 급등해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인 1.9%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지속했던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주춤한 사이 자금 순환이 벌어질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달러화 상승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형주에 불리한 반면 국내 판매에 집중하는 소형주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장 초반부터 북한에서 전해진 소식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경고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 것.
이와 함께 국채 수익률의 추가 상승도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자극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가량 오르며 3.09%를 나타냈다.
이날 맥쿼리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지난 30년간 이어진 장기 채권 강세장이 종료됐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에릭슨 전통 자산 헤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모멘텀이 꺾이지 않았지만 중국부터 북미 지역까지 표류하는 무역 협상과 북한을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가 상승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화의 동반 오름세가 주가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메이시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백화점 업체 메이시스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액 달성과 이익 전망을 제시한 데 따라 10% 폭등했다.
요가복 업체 언더아머 역시 7% 가량 랠리하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세웠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RBC의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에 힘입어 6% 선에서 상승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4월 산업생산이 0.7% 증가하며 월가의 예상치 0.6%를 웃도는 결과를 보인 반면 같은 기간 신규 주택 착공이 3.7% 감소, 연율 기준으로 129만 건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