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중동 정책으로 인해 일본 정부도 고심하고 있다고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고,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함과 동시에 경제 제재 재개를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일선을 긋고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구축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일본은 팔레스타인과도 이스라엘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란과도 양호하다. 독자적인 외교를 전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대사관도 텔아비브에 그대로 둔다는 입장이다. 이란 핵협정에 대해서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은 지난 10일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은 반응하지 말고 냉정하게 참길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트럼프 정권이 ‘친(親)이스라엘·반(反)이란’이라는 중동 정책을 선명히 하면 할수록 일본의 독자 외교 여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중동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입장 차이가 대북 협력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과제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오는 5월 말 이란 핵협정을 지지하며 미국과 대립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이어 6월 8~9일에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핵협정을 놓고 미국과 의견을 달리하는 영국, 독일, 프랑스 정상과도 자리를 함께 한다.
외교를 가장 자신 있게 생각해 왔다는 아베 총리의 진짜 실력이 요구되는 타이밍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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