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안팎서 매일 100건 이상 습득...33%만 찾아가
대회 이후 경찰서로 이관, "시간 지날수록 찾기 힘들어"
[ 강릉=뉴스핌 평창특별취재팀 ]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산더미처럼 쌓인 유실물이 애물단지로 떠올랐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정선 일대 유실물센터에는 이날 현재 1622건의 유실물이 쌓여있다. 이 중에서 주인이 찾아간 경우는 33.4%인 542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1080건은 유실물센터 캐비넷에 보관 중이다.
지난 20일에만 평창에서 119건, 강릉에서 85건의 유실물이 발생했다. 내일 자원봉사자들이 수시로 수거한 물품들이 실시간으로 현황 업데이트 되고 있다.
강릉 현장에서 확인한 품목은 목도리, 장갑, 귀마개, 썬글라스 등 일상용품뿐만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 고가품을 비롯해 지갑, 현금, 자동차키, 주민등록증, 여권, 신용카드까지 다양했다.
최은숙 경찰청 행정관이 유실물 보관 중인 캐비넷을 열어보이고 있다. 유실물은 비닐팩으로 포장해 일련번호를 매겨 분류한다. <사진=황세준 기자> |
강릉 올림픽파크 내 유실물센터(강릉코스탈클러스터)를 책임지고 있는 최은숙(58) 경찰청 행정관은 "한번 사용한 어린이용 마스크, 자리에 두고간 방석 등 버린 것으로 의심되는 품목도 유실물로 들어오는데 함부로 버릴 수는 없어 발생 지역별로 분류해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찰청 유실물 통합포털인 '로스트112'를 보고 직접 찾으러 오시는 분도 있고 센터쪽으로 분실신고 전화를 주시는 분도 있다"며 "현재 보관 중인 물품들은 대회가 끝나면 각 관할 경찰서로 이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실물은 시간이 지날 수록 주인을 찾아드리기 어려워진다"며 "되도록 대회가 끝나기 전에 보관 중인 물품들을 찾아가셨으면 좋겠다. 현금은 잃어버리면 못찾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올림픽 경기장에서는 지갑에 들어있지 않은 현금도 유실물 보관 중이니 찾아가실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 올림픽파크는 아이스하키, 컬링,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인기 종목 경기장이 모여있는 곳이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소지품을 잃어버린다.
코스탈클러스터에서는 직접 수령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택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 사업하는 한 미국인의 경우 셔틀버스에서 아이패드가 든 가방을 분실했는데, 숙소가 서울 이태원이었다.
숙소가 파악된 시점은 출국 하루 전이었다. 결국 물품을 돌려주기 위해 고속버스 수화물->반포지구대 수령->숙소까지 인계 등 3단계 공수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최 행정관은 "소유주가 서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된 일부 유실물은 제가 서울(경찰청 본청)로 복귀할 때 직접 갖고가서 경찰청을 통해 편하게 찾으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실물은 6개월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에게 3개월 동안 소유 권한이 있다. 습득자도 소유하지 않으면 국고로 귀속된다. 경찰은 유실물을 분기별로 한꺼번에 모아 경매에 부친다.
경찰청 유실물 포털(www.lost112.go.kr)에 접속하면 각 지역별 습득 유실물 현황을 조회하거나 품목, 날짜별로 검색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 영상 = 홍형곤 기자 honghg09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