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 뒤늦게 합류
[뉴스핌=김승동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보험 가입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청약서에 고객의 자필 서명만 받아 오면 최소한의 심사로 가입할 수 있게 된 것.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치아보험 등 소액 보장성보험에서 치열한 가입경쟁을 벌이자 한화손보도 가입 조건을 낮춘 셈이다.
인수조건을 완화하면 건강이 좋지 않아 그동안 가입을 거절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단기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이후 보험금 지급이 많아서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 본사 사옥<사진=한화손해보험> |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이달 말까지 사망연계 스코어링을 평소 1억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스코어링 제도는 보험사가 경험위험률을 토대로 고객의 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만약 가망고객의 리스크가 높으면 손해율이 낮은 상해사망 담보를 추가해 전체 예상손해율을 낮춰 인수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최근 소액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이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리스크관리 범위내에서 인수조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이 인수조건을 완화한 것은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소액 보장성보험 판매에 경쟁이 붙은 탓이다. 과열 경쟁 이유는 ▲IFRS17 대응 보장성보험 강화 ▲4월 이후 종합형 실손보험 판매 금지 ▲비대면 자동차보험 활성화 등이다.
보장성보험 판매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4월 이후에는 일종의 미끼상품인 실손보험 판매가 힘들어진다. 게다가 자동차보험이 전화나 온라인에서 판매되면서 가망고객과의 접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연초 치아보험으로 촉발된 장기보험 판매 활성화 방안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과도한 시책(판매 보너스)은 물론 인수조치 완화까지 등장한 것. DB손보, KB손보 등은 10만원의 보험에 가입하면 보너스로 60만원(시책 600%)을 지급하기도 했다. 한화손보에 앞서 메리츠화재도 전 보장성보험의 인수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업계 6위로 중소형사인 한화손보는 상위사들이 경쟁할 때는 한발 물러나 있다가 뒤늦게 시장 경쟁에 합류한 셈이다. 상위사들은 이달 초부터 설 이전인 14일까지 시책 경쟁이 점차 심해지다 설 연휴 이후 시책을 300% 내외로 줄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추가로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확률이 높다”며 “향후 손해율이 높더라도 추가 가입을 위해 소액 보장성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