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공동 개입해 엔화를 방어했다.
- 미국은 FIMA 레포로 일본의 미 국채 직접 매도를 막아 국채시장 안정을 도모했다.
- 엔화 추세 전환 여부는 BOJ의 9월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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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국채금리·캐리트레이드 리스크 관리…"단순 환율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 "BOJ 금리인상 없으면 효과 제한…9월 인상 여부가 분수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엔화 방어에 나섰다. 엔화는 40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빠르게 반등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단순한 환율 방어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쌓인 위험 신호를 관리하기 위한 공조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없이는 엔화 약세 흐름을 근본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 미·일 공동 개입에 엔화 급반등…"시장에 강력한 경고"
미국과 일본은 지난주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양국이 함께 시장에 개입한 것은 동일본대지진으로 급격히 엔고가 진행됐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개입 직전 달러당 163.99엔까지 밀리며 4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엔화는 이후 급반등했다. 월요일 아시아 거래에서는 한때 155.20엔까지 오르며 약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뉴욕 시장에서는 157엔 안팎에서 거래됐다.
일본 국채시장에서도 BOJ 정책 변화 기대가 반영됐다. 일본 2년물 국채금리는 1.54%까지 상승하며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엔화 공매도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는 '숏 스퀴즈'가 엔화 반등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HSBC의 프레데릭 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동 개입은 시장에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면서도 "통화정책 변화가 함께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 美가 참여한 이유…환율보다 국채시장 안정 목적도
이번 공동 개입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순히 일본의 엔화 방어를 지원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국 국채시장 충격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이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할 경우 미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연준의 FIMA(외국·국제통화당국) 레포 제도를 활용해 일본이 미 국채를 직접 매도하지 않고도 달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역시 국채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면서 일본의 환율 방어를 돕는 구조였다는 의미다.
악시오스는 이번 조치를 두고 "시장은 겉으로는 안정돼 보이지만 국채·환율·금리 시장 전반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 1조 달러 엔 캐리트레이드…글로벌 금융시장 변수로 부상
시장에서는 이번 엔화 반등이 글로벌 투자 흐름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기술주, 멕시코 페소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트레이드'를 활용해왔다.
HSBC는 글로벌 엔 캐리트레이드 규모를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일본 금리가 올라갈 경우, 투자자들이 차입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위험자산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드베어 그룹의 나이절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경제권 두 곳이 10여 년 만에 함께 시장에 개입했다는 것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 아래 쌓이고 있는 긴장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엔화 반등에도 글로벌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 공동 개입만으로 부족…엔화 방향성은 BOJ 금리인상에 달렸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핵심 변수는 BOJ의 후속 조치다.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일본 간 큰 금리 차이에 있는 만큼,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장기적인 추세 전환을 이끌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BOJ는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9월 금리 인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카산증권의 유키 기무라 채권전략가는 "미국과 공동 개입까지 단행한 상황에서 BOJ가 9월 인상을 미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나오미 무구루마 수석 채권전략가 역시 "시장 개입은 환율 움직임을 잠시 늦출 뿐"이라며 "엔화를 안정시키려면 더 빠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엔화 반등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BNP파리바는 이번 개입을 달러 매수 기회로 평가하며 엔화 약세 전망을 유지했다. 시장 개입은 환율 움직임의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라는 구조적 요인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판단이다.
결국 이번 미·일 공동 개입은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강력한 정책 신호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지속적인 엔화 강세를 이끌 최종 변수는 환율 개입 자체가 아니라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여부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행이 9월 금리 인상으로 시장 기대를 충족할지, 아니면 이번 반등이 또 한 번의 일시적 움직임에 그칠지는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