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하정우(왼쪽)과 김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뉴스핌=장주연 기자]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이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 영화’다. 자연스레 주연 배우 하정우에게도 새로운 ‘천만 배우’ 타이틀이 쥐어졌다. ‘암살’(2015)에 이어 두 번째, 하정우가 ‘쌍 천만’의 주인공이 됐다.
‘신과 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저승에 온 망자가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큰 줄기다. 극중 하정우는 강림을 연기했다. 망자의 환생을 책임지는 삼차사(강림·해원맥·덕춘) 리더이자 원작 속 변호사 진기한을 합친 캐릭터다. 그리고 개봉 전까지 가장 잡음도 많았던 인물이다.
영화에서 진기한이 사라졌다는 것, 그 롤이 강림에게 갔다는 것, ‘신과 함께’ 티저 예고편과 함께 이 사실이 알려졌고, 온라인은 발칵 뒤집혔다. 물론 하정우가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과 그가 각색한 시나리오를 믿었다. 그리고 영화 속 강림 자체에 집중했다. 당연히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저승의 인물과 이승의 인물을 한데 묶는 것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하정우는 기어이 관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강림을 만들어냈다. 더하고 또 덜어내기를 반복하며 최적의 톤을 맞췄고, 마침내 이질감 없이 지옥과 현생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특유의 ‘하정우표’ 유머로 긴 러닝타임(139분)에 포즈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종종 봐왔던 묵직한 카리스마는 비현실적인 액션에 리얼리티를 입혔다. 그간 편식 없이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섭렵한 하정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하정우(오른쪽)과 김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그리고 이쯤에서 한 명의 배우를 더 짚고 넘어가야 한다. 흥행의 숨은 공신 김동욱이다. 김동욱은 이번 영화에서 김수홍을 연기했다. 화재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김자홍(차태현)의 친동생, 원작에서 총기 오발 사고로 사망한 원성연 병장을 재탄생시킨 인물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알겠지만, 사실 1편에서 김수홍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강림, 그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건 김자홍이다. 하지만 마지막, 최후의 한 방을 김수홍이 날린다. ‘신과 함께’의 비밀병기 혹은 히든카드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무엇보다 김수홍으로 분한 김동욱의 연기는 ‘신과 함께’에 등장하는 수십 명의 배우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가슴 아픈 과거사, 몸이 불편한 모친, 갑작스럽게 떠난 형, 자신의 억울한 죽음까지. 김동욱은 짧은 시간 동안 삶과 죽음, 선과 악을 넘나들며 놀라운 열연을 펼쳤다. 특히 현몽 신에서는 가슴 절절한 연기로 관객의 이성을 마비, 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앞서 하정우는 ‘신과 함께’ 프로모션 인터뷰에서 “이 영화로 김동욱은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신과 함께’는 배우 김동욱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했고,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그리고 또 하나, 하정우가 얼마나 든든한 배우인지, 얼마나 믿을만한 배우인지 확인시켜 줬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