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최고위·초선·재선의원들 각각 만나 '식사 정치'
초·재선 의원, 별도 모임서 진로 논의…'통일안'은 마련 못해
[뉴스핌=이윤애 기자] 자유한국당이 오는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을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가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당은 당초 1일 최고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이유로 3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틀이라는 시간을 번 홍 대표와 친박계는 당내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개별적인 설득 작업에 나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좌),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우) |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최고위원들과 오찬을 하고, 저녁에는 초선의원들과 만찬을 갖기로 했다. 2일에는 재선·3선 의원들과의 식사계획도 잡혔다.
현재 한국당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제명 조치에 대한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결정은 이미 윤리위원회에서 결론을 낸 사안이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보고만 받으면 끝이라는 입장이지만, 친박계는 당내 반발이 있는 만큼 최고위의 의결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지난주 방미 성과에 대한 설명을 주로 했다. 오찬 마무리 발언에선 "앞으로 당내 문제는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의 행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해묵은 당내 문제로 발목 잡혀있을 시간이 없다"며 출당을 강행을 시사한 데에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자리에 함께한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이 화합해야 하는 만큼 표결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해 대표와 다른 지도부 간 역할을 분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초·재선 의원들도 이날 각각 모임을 갖고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서·최 의원 제명 조치 등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초·재선 의원은 한국당 전체 107석 가운데 70%를 차지한다.
다만, 초·재선 의원들은 각각 모임에서 활발한 의견교류는 했지만 통일된 입장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원 의원은 초선 모임에서 "당내외적으로 많은 분들이 초선들의 역할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부담감을 표하면서 이날은 의견교류를 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는 재선 모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반대 의견이 상당수 나왔다.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분열의 정치를 하면 안 되며 대통합을 한다는데는 모두 찬성한다"면서도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 반대한다. 이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홍 대표를 만나서 의견을 전달하고 메시지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