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섹터 주식펀드 자금 유입도 '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3년간의 폭락을 탈피,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관련 종목은 모멘텀을 찾지 못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너지 관련 주식펀드의 자금 유입 역시 국제 유가의 회복과 동조를 이루지 못하는 움직임이다.
엑손 모빌 <출처=AP/뉴시스> |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사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 상승한 가운데 S&P500 에너지 섹터 지수는 3% 가까이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지난 3개월 사이 브렌트유가 16% 랠리한 데 반해 MSCI 월드 에너지 인덱스의 상승폭은 6%로, 유가 상승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과거 10년간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국제 유가와 75%에 달하는 상관관계를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움직임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뉴욕증시의 에너지 종목은 최근 12개월 사이 S&P500 지수 상승률인 20%에 비해서도 크게 뒤쳐졌다.
엑손 모빌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4% 하락했고, 영국 BP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세계 최대 유전 서비스 업체인 슐럼버거는 22% 급락했다. 셰브런이 같은 기간 18% 급등해 에너지 종목 중 유일하게 유가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금 흐름도 국제 유가의 강세 움직임과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에너지 관련 주식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200억달러와 6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이에 대해 JP모간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글로벌 전략가는 WSJ과 인터뷰에서 “에너지 섹터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유가가 장기간 급락한 데 따른 고통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석유업체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이 국제 유가의 중장기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제시하고 있어 기존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로는 강한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애널리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국제 유가가 현 수준 또는 이보다 낮은 선에 머물 것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투자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