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감소, 재고 급증에 본사 차원 대대적 할인
[뉴스핌=전민준 기자] 혼다코리아가 녹이 슬어 안전성 논란을 야기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와 중형 세단 어코드를 최대 500만원 할인판매한다. 단, 본사 차원이 아닌 일부 딜러사에서 진행하는 비공식 할인이다.
18일 혼다코리아 및 업계에 따르면 이달 하순부터 CR-V의 소비자 공급가격을 최대 500만원 인하, 기본 사양은 3930만원에서 3430만원으로, 최고급 사양은 4300만원에서 3800만원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 어코드 기본사양은 3540만원에서 3040만원으로, 최고급 사양은 4260만원에서 3760만원으로 인하한다.
혼다코리아와 딜러사들은 이달 하순부터 현재 남아 있는 CR-V와 어코드 물량을 소진할 때까지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혼다코리아 딜러사 관계자는 "최근 CR-V 등 차 판매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할인을 결정했다"며"CR-V를 문제 해결 시까지 수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혼다코리아 홍보실 관계자는 "어코드는 500만원 할인이 맞다. CR-V는 큰 할인이 없다"며 "딜러사 차원에서 하는 것을 본사에서 모두 관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CR-V.<사진=혼다코리아> |
CR-V는 혼다코리아 전체 판매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 모델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차량은 올해 3월 출시한 5세대 모델이다. 5세대 CR-V는 기존 모델보다 디자인, 성능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동일해 매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었다.
어코드는 9세대 모델로, 이 제품도 30%를 차지하고 있다. 10세대 모델은 올해 하반기 북미에서 우선 출시할 예정이다.
실제 혼다코리아는 2008년 수입차 1위를 차지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오다 올해 5월 CR-V 출고로 판매실적이 반등했다. CR-V는 5월 판매 이후 지난 7월까지 2달 만에 1065대가 팔렸다. 여기에 힘입어 혼다코리아의 지난 7월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638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급증했다.
하지만 녹 부식 논란 이후 CR-V 판매가 급격히 줄면서 혼다코리아의 8월 실적은 전월 대비 46% 감소한 541대에 그쳤다. 수입차 판매순위도 두달전 7위에서 지난달 10위로 밀려났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CR-V의 녹 부식은 운전석 스티어링휠, 대시보드 아랫부분 금속부품(브라캣)에서 발견됐으며 이는 안전과 관련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혼다코리아를 자동차 관리법 위반협의로 지난 달 21일 국토교통부에 조사 요청했다. 또, 이달 5일에는 혼다코리아가 CR-V 부식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 판매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 근거로 ▲녹·부식 발생 위치에 매직으로 마킹한 부위 존재하는 점 ▲전시차량의 녹·부식 부위를 약품으로 닦아내 판매한 점 등을 들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혼다자동차 품질문제를 조사하고 있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특별한 조치는 없다"며 "안전과 관련된 품질 문제를 발견할 경우 판매 중단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코리아 딜러사 관계자는 "딜러 자체적인 할인폭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며 "녹 부식이 있는 차는 윤활제로 도장, 녹을 제거(방청작업)해서 인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