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업체 매각…추심업무는 은행에서 수행 예정
[뉴스핌=이지현 기자] 씨티은행이 자회사인 씨티크레딧서비스를 매각했다. 지난해 씨티캐피탈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 씨티크레딧까지 매각하는 등 계열사 지배구조 효율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7월 초 씨티크레딧의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캐피탈 업체를 포함한 컨소시엄으로 알려졌다. 매각 절차는 오는 9월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씨티크레딧은 지난 2008년 설립된 채권추심업체다. 씨티은행과 당시 계열사였던 씨티캐피탈의 채권추심 통합관리를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지난해 초 씨티캐피탈이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되면서 업무량이 절반 이상 줄게 됐다. 현재는 은행의 채권추심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CI=한국씨티은행> |
이에 씨티은행은 별도의 자회사를 운영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씨티크레딧을 매각키로 한 것.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크레딧 설립 당시는 은행과 캐피탈의 채권추심 업무를 모두 담당했지만, 캐피탈이 매각된 뒤 일이 많이 줄었다”면서 “게다가 최근 연체율도 하락하는 등 환경 변화 때문에 별도로 자회사를 운영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에 따라 씨티은행은 이전처럼 채권추심 업무를 은행 자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씨티크레딧에 남아있는 채권 추심 인력을 은행으로 채용해 추심 업무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씨티은행이 씨티크레딧을 매각한 것은 최근의 은행 경영 효율화와도 연관이 있다. 씨티은행은 늘어나는 비대면 거래에 따라 영업지점 대규모 감축에 나선 바 있다. 영업점의 80%가량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맥락에서 불필요한 계열사 역시 정리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씨티은행 측은 “이번 씨티크레딧 매각은 계열사 지배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더불어 이전처럼 은행 내에서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해 추심인력의 질을 높이고 내부통제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에서 채권 추심 업무를 강력하게 제한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채권추심 업무에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특히 소멸시효가 완성된 죽은 채권을 대부업체 등에 넘겨 무리한 추심으로 이어지자,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무분별한 판매 및 채권 추심에 경고를 해왔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서는 추심 및 매각 금지를 법제화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소액·장기 연체채권 정리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은행으로서는 연체채권을 적극적으로 추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인 것.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금융기관의 채권 추심 업무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보니 은행들 역시 적극적인 채권 추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채권추심 자회사를 계속 운영할 유인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