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지위나 수익성 하락하면 신용등급도 하락"
[뉴스핌=허정인 기자] 133개 영업지점 중 90개를 줄이는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리하게 점포를 줄여,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고액자산가 중심의 영업 재편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I=한국씨티은행> |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국내 영업지점 133개(7개 기업금융 점포 포함) 중 90개 지점을 연내 통폐합할 예정이다.
점포 운영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고 핀테크 육성을 통해 비대면 디지털 금융을 확대시킨다는 게 씨티은행의 계획이다. 더 나아가 고액자산가(VIP고객) 중심으로 영업을 재편한다. 현재 2개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WM센터를 5개로 확대하고 2020년까지 자산관리 고객을 50% 증가시키는 게 은행의 목표다.
현재 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은 AAA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업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년새 여·수신점유율이 하락 추세에 있다. 2012년말 여·수신 점유율은 각각 3.3%, 3.8%씩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 말 2.4%, 2.5%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고객을 늘릴 때, 씨티은행은 그룹 차원의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정책으로 여신 점유율을 낮췄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량고객 위주의 수익 집중, 디지털 채널로의 재편은 비용효율을 개선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우량고객 위주의 사업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재편은 고객기반 축소, 외형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장지배력 하락으로 총여신점유율이 2% 밑으로 떨어지거나 수익 저하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지점 통폐합으로 점유율이 더 하락하거나, 수익성이 하락한다면 신용등급도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규모 지점통폐합으로 시장지위가 추가적으로 크게 하락하거나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신용등급 AAA에 해당하는 경쟁관계의 일반은행 수준을 밑돌 때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며 “우선은 AAA등급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