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서울대학교가 시흥캠퍼스 조성을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지난해 8월 서울대와 시흥시, 한라건설 등이 협약을 체결한 지 약 1년 만이다.
11일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공식 담화문을 통해 "오는 9월 교직원 아파트, 외국인 기숙사, 대학원생 아파트 등 캠퍼스 조성의 기반이 될 시설부터 우선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31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대회의실에서 성낙인 총장이 시흥캠퍼스 조성을 둘러싼 학내 구성원들의 갈등에 대한 첫 공식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제공] |
성 총장은 "지난달 11일부터 총학생회와 함께 '서울대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해 6차례의 만남을 가졌다"면서 "양측 모두 완벽하게 만족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의미 있고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의 갈등을 뒤로 하고, 대학의 미래 비전을 실현할 시흥캠퍼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글로벌 R&D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비전으로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 캠퍼스 ▲과학대국을 지향하는 기초과학육성 캠퍼스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기술 스마트 캠퍼스 ▲인류문명과 사회발전을 탐구하는 문화·사회·예술 융복합 캠퍼스 ▲통일을 대비하는 통일·평화·인권 캠퍼스 ▲교직원 및 학생·연구원들을 위한 행복캠퍼스 등 6대 기본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감도 [시흥시 제공] |
앞서 총학생회 등 일부 학생들이 '대학의 기업화'라고 반발하면서 지난해 10월10일 대학본부 행정관을 점거했다. 153일 간의 점거 농성을 이어오다가 올해 3월11일 강제해제됐다.
이후 지난 5월1일 학생들은 행정관 일부 층을 또다시 점거했고, 서울대는 점거를 주도한 학생 6명을 관악경찰서에 형사 고발하는 등 내홍은 짙어만 갔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는 지난달 11일 대학본부 보직자(학생처장·기획처장)와 학생대표(학부생 3명·대학원생 1명), 교수 단체 대표(3~4명)으로 구성된 시흥캠퍼스 협의회를 구성해 지난 10일까지 한달간 운영했다.
본부와 학생 측은 총 6회에 걸쳐 상세계획과 수요조사 등에 대해 회의를 가졌지만, 결국 서로 간의 온도 차를 좁히지 못했고 합의문 채택은 불발됐다.
지난 3월11일 오후 서울대 본부점거본부 학생들이 행정관 재진입을 시도하던 상황의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본. 직원들을 향해 학생들이 분말 소화기를 발사하는 장면 [영상=서울대학교 제공] |
지난 3월11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점거 해제 과정에서 직원들이 점거 농성 중이던 학생들에게 소화전 물을 발사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사진=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제공]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