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지드래곤의 모든 것이 '모태' 콘서트 장의 시간과 공간을 채웠다.
지드래곤은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세 번째 솔로 월드투어 'ACTⅢ, M.O.T.T.E'(모태)의 포문을 활짝 열었다.
지드래곤의 솔로 콘서트는 지난 2009년 'SHINE A LIGHT(샤인 어 라이트)'와 2013년 'ONE OF A KIND' 이후 3년 만에 열려 전세계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콘서트 타이틀은 'MOMENT OF THE TRUTH THE END'의 약자로, 진실 그 자체를 의미하며, 지드래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의 고뇌를 모두 담아냈다.
이번 공연의 테마인 '모태'를 언급하며 지드래곤은 스스로를 "핏덩이"라고 칭했고, 온통 빨간 무대와 붉은 의상들을 설명했다. 파격적인 비주얼이 주는 힘만큼이나 지드래곤의 음악과 퍼포먼스 역시 어느 때보다 밀도 있게 채워졌다. 말 그대로 지드래곤 자체가 이 시간과 공간을 지배했다.
◆ 솔로 히트곡 총망라, 모두가 기다려왔던 'GD 타임'
오프닝은 지드래곤의 솔로 데뷔곡 'HEARTBREAKER'였다. 첫 무대에서는 무엇보다 강렬한 모히칸 스타일의 헤어와 충격적인 지드래곤의 모습이 시선을 빼앗았다. 온통 붉은 조명 속에서 또 온통 붉은 의상을 입은 채 거칠게 움직이는 지드래곤은 4만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뛰게 했다.
그동안 솔로 앨범이 발매된 순서대로 구성된 셋 리스트는 그동안 지드래곤이 밟아온 궤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 했다. HEARTBREAKER'부터 'BREATH', 'ONE OF A KIND', '그XX', '니가 뭔데?', 'CRAYON'과 '무제'까지.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에너지가 가득했다. 파격적인 모히칸 헤어는 각각 다른 스타일과 디자인의 올 레드 의상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지드래곤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오래도록 그의 음악을 즐겼던 팬들에겐 히트곡과 활동곡을 제외한 수록곡 무대로 반가움도 안겼다. '소년이여', 'BUT I LOVE YOU', 'OBSSESION', '미치GO'와 씨엘이 깜짝 참여한 'R.O.D'와 'THE READERS', 뒤이어 'BLACK' 'MISSING YOU' 'TODAY'를 거쳐 빅뱅 초기 마룬5의 곡을 샘플링한 'THIS LOVE'까지 셋리스트에 포함됐다. 빅뱅 콘서트에서 못 다 보여준 지드래곤표 음악과 열정,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GD타임'이었다.
◆ 국적·성별·세대를 아우르는 관객 동원력, 'GD 파워'
지드래곤 콘서트장을 찾은 관객은 빅뱅 때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팬들이 대거 객석을 채웠다. 남녀 비율도 여느 아이돌과는 달랐고, 10대부터 3040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연장을 찾아왔다. 빅뱅과 비슷해보이지만, 그 어떤 솔로 가수 콘서트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임은 확실했다.
특히 국내에서 솔로 가수로서 4만석 규모의 스타디움을 채울 수 있는 아티스트는 현재 지드래곤이 유일하다. 그만큼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증거이기도. 'HEARTBREAKER'와 '삐딱하게', 'CRAYON' 같은 신나는 곡부터 스웨그 넘치는 'ONE OF A KIND', 짙은 감성의 'BLACK'과 'MISSING YOU'까지. 게다가 데뷔 11년차를 지나며 어쩌면 지드래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세대층은 더 확장됐다. 이번 앨범과 타이틀곡 '무제' 역시 이런 경향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 분명했다.
게스트로 등장한 아이유는 다소 뜬금없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지드래곤의 공연을 더 대중적으로 느껴지게 했다.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PALLETE'를 부르며 무대에 등장한 아이유는 김윤아 대신 'MISSING YOU'의 일일 피처링 주자로 나섰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은 두 무대에서 혼연일체가 돼 국내 톱 남녀 솔로의 '톱급 호흡'을 과시했다.
이번 'M.O.T.T.E' 월드 투어는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마카오, 싱가포르, 방콕, 북미의 시애틀, 산호세,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시카고, 마이애미, 뉴욕, 호주 토론토, 시즈니, 브리즈번, 멜버른, 오클랜드, 일본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등 총 19개 도시로 이어진다. 추후 개최 도시는 추가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