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4대 그룹 상장계열사 비정규직 비중 3.58% 수준
비정규직 정책 대기업에 편중...자칫 중견·중소사업장 어려움만 가중
[뉴스핌=정광연 기자] 삼성, 현대차 등 4대그룹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자칫 중견·중소사업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재계는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대기업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상장사(54개) 기준, 1분기 전체 직원 수는 44만9411명이다. 이중 비정규직은 1만6122명으로 나타났다. 비율로는 3.58% 수준이다.
삼성그룹(상장 16개사)이 전체 16만6780명 중 비정규직 5772명으로 4.26%였으며, 현대차그룹(상장 11개사)은 13만2343명 중 비정규직 6078명으로 4.59%를 기록했다. LG그룹(상장 11개사)은 10만9642명 중 비정규직 3287명으로 2.99%, SK그룹(사장 16개사)은 4만646명 중 비정규직 985명으로 2.42%다.
그룹별 주요 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높지 않았다.
삼성전자 0.73%(9만3598명 중 685명), 현대자동차 3.35%(6만4640명 중 2166명), 기아자동차 0.71%(3만3767중 240명), LG전자 1.33%(3만7356명 중 500명), LG디스플레이 0.48%(3만2191중 155명), SK하이닉스 0.35%(2만2543명 중 81명) 등 대부분 전체 평균 3.58% 보다 낮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비정규직 비중 32.8%를 넘는 4대 그룹 상장 계열사는 HMC투자증권 42.37%(479명 중 203명)과 현대건설 59.40%(4402명 중 2615명) 두 곳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CECD) 평균인 11.4%를 적용할 경우 삼성물산(12.85%), 삼성카드(12.79%), 삼성엔지니어링(15.39%), SK네트웍스(13.71%), SK증권(21.41%), LG유플러스(26.94%) 등 전체 54개 중 14개가 기준을 상회한다.
이들 14개사 비정규직원 수는 7997명으로 4대그룹 전체 1만6122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재계는, 지금까지의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대기업에 편중된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기업이야 정부 정책에 최대한 동참해 비율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 문제의 중심 중견·중소사업장에 몰려 있는 만큼 "현실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재계는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을 줄여서 일자리 여건을 개선한다는 건 한계가 있다”며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 정책이 산업이 아닌 정치적 맥락에서 결정되고 있어 보다 현질적인 부분들은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