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차명주식 전환 이후 고배당..'증여 이슈'
[뉴스핌=김양섭 기자] 고속버스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천일고속이 최근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천일고속의 고배당 정책이 증여 이슈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천일고속은 지난 11일 1주당 30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천일고속의 11일 종가는 9만4900원으로 분기배당의 시가배당률이 3%대에 달한다.
지난해 기말 배당총액은 71억원으로 시가배당률(배당금/배당기준일 주가)은 5.4%. 여기에 중간배당(43억원)까지 합치면 지난해 배당총액은 114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25억원)의 네 배를 넘는다.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456.8%에 달하고 시가배당률도 8%대를 넘어선다. 천일고속은 2015년 이후 이 같은 폭탄 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배당은 회사가 이익잉여금 중 사업에 쓸 자금을 유보한 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천일고속은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계속 배당을 늘리고 있어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천일고속의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0억8085만원, 24억9916만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62%, 46% 줄었다. 매출 역시 소폭 하락했다. 연도별 매출액은 2014년 602억원, 2015년 589억원, 2016년 584억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업황 악화가 반영됐다. 1분기 매출은 139억원으로 작년 144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억원 손실을 기록해 작년대비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9억원에서 1억4000만원대로 대폭 축소됐다.
고속버스 운영을 주력사업을 하는 천일고속은 최근 지속적으로 KTX, SRT 등 대체 교통수단이 늘어나면서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 천일고속 관계자는 "최근 SRT 등 신규로 교통수단이 생기면서 고속버스 업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폭탄 배당을 거듭하는 것은 오너가의 증여세 재원 마련과 연관돼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천일고속 창업주인 박남수 명예회장은 2015년 4월 명의신탁으로 보유하고 있던 98만2944주(지분율 68.8%)를 실명 전환해 손자인 박도현 사장(37.1%)과 박주현 부사장(31.8%) 형제에게 전량 증여했다.
회사 주식을 물려받은 형제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천일고속이 지속적인 폭탄배당을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이 같은 배당성향과 증여 이슈 등과 관련해 천일고속 측은 "언급하기 어렵다"고만 전해왔다.
한편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배당 등의 매력이 있어 주가는 하방 경직성이 강한 편이다. 배당 이슈 등이 불거질 경우 변동성이 커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9만원대에서 상당기간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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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일고속 최근 3개월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