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 3월 고점 찍고 하락세..기관투자자 매도 지속
[뉴스핌=김양섭 기자] 코스피 지수가 최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통신주들은 매서운 칼바람에 내몰리고 있다. 대선 공약으로 언급됐던 '통신비 인하' 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통신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해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증권가 일각에선 '현실성이 낮은 공약'이란 시각도 있지만 통신주 주가는 대체로 지난 3월 23~24일 고점을 찍고 하향 추세다.
![]() |
통신주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일 23만5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기록했던 26만6000원(3월23일 장중 고점)과 비교하면 11%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팔자세가 크다. 고점 직후인 3월 24일부터 5월 11일까지 국내 기관은 SK텔레콤을 총 21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특히 최근 지속적인 매도세다. 4월 21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이중 지난 26일엔 하루에 458억원 내다팔기도 했다. 기관 매도 물량의 상당수는 개인들이 받아냈다. 같은기간(3월24일~5월11일) 개인투자자 순매수는 1170억원. 외국인투자자도 935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LG유플러스 역시 비슷한 수급 상황이다. 기관들은 지난 19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주가 역시 지난 3월 24일 1만5400원 고점에서 하락추세다. 전일 종가는 1만3500원이다. KT도 3월 23일 고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최근 하향 추세를 보이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통신비 인하'가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은 기본료 완전 폐지와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분리 공시제 도입 등이다.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월 통신 요금과 스마트폰 구매가를 낮춘다는 복안이다. 간판 공약은 역시 '기본료 폐지'다. 월 1만1000원 상당의 통신 기본료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공약이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통신사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달 분석보고서에서 "기본료 폐지로 월 1만원씩 요금이 줄어든다고 가정할 시 SK텔레콤은 최대 2300억원, LG유플러스의 경우 최대 150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학무 연구원은 "이와 같은 실적 악화는 재무구조 약화를 야기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5G 등 신규 기술 및 사업 투자 여력을 감소 시킬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공약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학무 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산업이 향후 4차 산업혁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 여력을 확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무조건적인 통신비 인하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유안타증권도 지난 달 분석보고서에서 해당 공약에 대해 "전체적으로 공약에 담긴 내용의 현실성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본료폐지 공약에 대해 "요금인하의 과실이 피쳐폰 고객에게만 돌아가고,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을 악화시켜 알뜰폰 육성정책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규제 이슈로 주가가 하락한 시점이 '매수 기회'라는 견해도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우려감에 통신주 주식을 매도하기도 하고 추가 매수를 꺼리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우려감에 하락한 지금은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놓고 보면 결국 통신사들 주가는 규제 이슈보다는 경쟁, 영업이익, 그리고 신기술 적용에 의해서 움직여왔다"고 덧붙였다.
![]()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