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2571억 몰렸지만, 이달 278억 빠져
"단기투자자, 박스피 못뚫을 것이라 생각하다 더 오를 것으로 전환"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28일 오전 11시4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승현 기자] 주식시장 전문가들이 ‘박스피(박스권+코스피)’ 돌파를 낙관하던 올해 초에도 베어마켓(약세장)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이 최근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단타 성향이 강한 베어마켓 참여자들은 코스피지수가 박스피 상단까지 치고 오르자 하락장을 예상하고 3개월 동안 2500억원 넘게 투자했다. 그러나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오고 2200포인트를 넘어서자, 앞으로도 추가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달 들어 베어마켓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들어 24일까지 베어마켓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78억원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총 2571억원(1월 1271억원, 2월 418억원, 3월 882억원)이 유입됐던 것에 비하면 급반전이다.
베어마켓(Bear market)은 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을 뜻한다. 곰이 싸울 때 아래로 내려찍는 점에 빗댄 표현으로 반대인 상승장을 뜻하는 표현은 위로 뿔을 올려 공격하는 황소를 비유한 불마켓(Bull market)이다.
베어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통상 ‘인버스’나 ‘리버스’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는 주로 KOSPI200 선물을 매도하거나 공매도를 통해 주가 지수와 반대 수익을 취한다.
최근 코스피 시장이 단기 횡보 혹은 조정기를 겪고 있지만 큰 흐름으로 우상향을 그리고 있어 베어마켓 펀드들의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설정액이 2조1950억원인 ‘삼성KODEX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2.32%이다. 6개월, 3개월도 수익률도 각각 –9.37%, -4.71%다. 다른 운용사들의 모든 베어마켓 펀드도 수익률은 비슷하다.
그럼에도 수익률과 무관히 베어마켓에 자금이 몰렸던 이유는 이 시장 참여자들이 대부분 단타 투자자들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치 투자와 같이 중장기 관점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투자 시점보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단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인버스ETF 상품의 경우 같은 펀드라도 2150포인트가 되면 2200포인트에 들어간 투자자는 수익을 얻지만 2100포인트에 들어간 투자자는 여전히 손실을 본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리버스, 레버리지와 같이 지수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펀드는 단타 성향이 강한 개인들이 많아 자금 유출입이 상당히 많은 시장”이라며 “올 초에는 박스피 상단을 못 뚫을 것이라는 생각에 베어마켓에 투자했지만 고점을 뚫는 것을 보고 더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면 장기 투자자와 전문가들뿐 아니라 단기 투자자들도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다만 단기 조정기를 활용하면 지금도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은 “외국인이 연일 순매수하고 있고 대선이 끝난 후 누가 당선돼도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분명 리버스 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2400~2500포인트를 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지만 짧은 기간에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으면 코스피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리버스펀드에서 단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점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