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학제개편 공약, 실현가능성 낮다"
차별화로 내놓은 교육공약에 가장 싸늘한 반응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회심의 카드로 내민 학제개편 공약이 정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나쁜 공약’으로 지목됐다.
전문가 10명 가운데 3명은 학제개편 공약이 비현실적이며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학제개편과 함께 교육 혁명 일환으로 제시한 '외고와 자사고 추첨' 공약도 환영받지 못했다.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 차원에서 내놓은 교육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성없는 공약"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전문가가 뽑은 안철수 대통령후보(국민의당)의 나쁜 공약 순위 <자료=뉴스핌 설문조사> |
뉴스핌이 학계와 연구기관 등 전문가 100명(응답률 72%)을 대상으로 문재인·안철수 두 유력후보의 주요공약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전체 72명 응답자 중 ‘안철수의 나쁜 공약’에 답한 65명 가운데 20명(중복응답 포함)이 선택해 30.8%가 ‘가장 나쁜 공약’으로 지목했다.
안 후보의 학제개편 공약은 현재 6-3-3제도(초등학교 6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를 5-5-2제(초등 5년-중학 5년-진로탐색 또는 직업학교 2년)로 바꾸는 교육개혁의 핵심정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현행 학제를 개편하지 않고서는 창의성을 높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성을 문제삼았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안철수 후보의) 학제개편은 실효성이 없고 혼란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국내 유력 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은 “교사수급과 재배치, 교육과정에 대한 구체안 등이 없다”며 “혼란만 가중될 우려가 높고 학제개편으로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응답했다.
외고와 자사고를 추첨으로 선발한다는 공약이 27.7%(65명 중 18명)로 뒤를 이었다.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의 한 교수는 “외고와 자사고는 나름대로 차별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며 “추첨제는 우수한 인력 양성에 방해가 될 뿐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어학분야 학교를 더 지원해 우수한 인력 양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인세 인상 공약도 21.5%(18명)가 나쁜 공약으로 분류했다.
안 후보는 ‘선 실효세율 인상, 후 명목세율 인상’을 제시한 상태로, 결국 필요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법인세를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우선 기업들이 받는 각종 세제혜택 등을 줄여 실효세율(현행 대기업 기준 19.6%)을 높여 세금을 추가 확보하고, 나중에 명목세율(현행 22% 수준)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활성화와 기업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도 법인세가 높다”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자칫 경제에 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밖에 청년고용보장제(15.4%·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정부가 매달 50만원씩 2년간 지원)와 사드배치 찬성(12.3%)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문재인,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주요 공약 비교 <자료=뉴스핌 설문조사> |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