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나 온라인 불가능...다른 보험사는 100만원 이하 팩스로
[뉴스핌=김승동 기자] # 직장인 박현태(41) 씨는 이달 초 우체국보험에 보험금 24만원을 팩스로 청구했다. 자녀가 피보험자인 ‘꿈나무보장보험’에서 보상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체국보험 담당자는 “20만원 이상을 청구하려면 무조건 우체국 보험지점에 방문청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우체국 보험지점이 많지도 않고, 업무가 바빠 보험금 청구를 포기했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체국보험은 보험금이 20만원 이상이면 팩스 청구를 받아주지 않는다.
삼성생명, KB손해보험 등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100만원 이하 보험금 청구를 팩스로 가능하게 한 것과 다르다. 일부 보험사는 10만원 이하의 소액 청구의 경우 진료비영수증 등을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어 앱에 올리는 것만으로 청구할 수 있게하기도 한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민간 보험사에 보험금 청구를 간편하게 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과도 배치된다.
우체국보험은 가입금액이 민간보험사보다 적다. 보장이 적으니 보험료 부담도 적은 게 일반적이다. 가령 암보험은 민간보험사에서는 최대 5000만원 이상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나 우체국보험은 3000만원 이상 가입 가능한 상품이 없다. 입원·통원 치료를 보장하는 상품이 주를 이룬다.
우체국보험은 보험료가 적은 상품을 판매하고, 대부분 100만원 미만의 보험금을 청구한다. 따라서 팩스나 온라인 모바일 등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보험료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닌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라며 “보험금 청구를 간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건의 청구 금액이 100만원만 넘지 않으면 팩스는 물론 앱으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리실 관계자는 “우체국보험은 민간보험사와 같거나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금감원의 감독 대상이 아니다”라며 “소비자가 불편한 점이 있어도 금감원이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체국 보험개발심사과 관계자는 “간편소액청구 한도액 20만원 미만은 팩스로도 청구가 가능하다”며 “간편소액청구 금액 한도 증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