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산은, 매각가 주당 최소 1만원 이상 적정
실적 기대 불구 목표가 8천원이하..펀드 재설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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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보유 지분과 경영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가격을 2조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대우건설의 주당 가치를 최소 1만원 이상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이는 현 대우건설 주식가치로 산정한 1조70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금액이다.
산업은행 내부에선 대우건설을 주당 1만5000원에 사들였다는 점에서 현 시세 수준의 매각은 곤란하다는 분위기가 높다. 이에 따라 헐값 매각을 피하기 위해 대우건설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가를 최소 2조4000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대우건설 지분을 인수할 당시 투입한 자금이 3조원이 넘었다"며 "현재 지분가치를 계산하면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이 되는데 이는 투입금액에 비해 너무 낮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경쟁력과 수주 잔액 등을 고려할 때 주식가치가 주당 1만원 이상은 돼야 적정한 매각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내 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건설의 사옥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주식 총 2억1000만주(50.75%)를 갖고 있다. 대우건설의 주당 가격을 1만원으로 산정하면 산업은행의 지분가치는 2조10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15~20%)을 더하면 2조4000억~2조5000억원 정도에 매각할 수 있다.
최근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도 대우건설의 목표가를 주당 1만3000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가 동의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연내 매각 과정에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산업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를 고려하면 연내 1만원대 진입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주가가 지지부진할 경우 산업은행이 매각 시기를 더 늦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주당 가격은 지난 17일 종가가 6220원이다. 52주 최고가는 7600원. 최저가는 지난해 12월 회계법인이 3분기 분기보고서에 ‘감사의견 거절’ 의견을 낸 직후 기록한 5050원이다.
증권업계에서도 대우건설의 12개월 목표주가를 1만원 이상으로 전망하는 곳은 없다. 이달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주가를 보면 KTB투자증권 8000원, 동부증권이 7800원, 하나금융투자 7000원, 미래에셋대우 6300원 등이다. 연내 대우건설의 주당가격이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업계에선 낮게 보고 있는 것.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늦추려면 오는 10월 만기 되는 KDB밸류제6호 사모펀드를 해산하고 다른 이름으로 펀드를 재설정해야 한다. KDB밸류제6호를 더 연장할 수는 없지만 연내 반드시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10월 산업은행은 5년 기한이 만료된 이 펀드를 2년 연장했다. 계약서에 펀드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을 넣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 매각을 오는 4월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의 기대와 달리 대우건설의 주당 가격이 6000원대에 머물면 투자손실이 2조원에 달해 매각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