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차은택씨가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에게 재단 설립 및 운영에 자신이 관여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사진공동취재단> |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재판에서 검찰은 김 전 이사장과 차씨가 지난해 8월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당시는 언론에서 미르재단 설립 배경에 청와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보도되던 시기였다.
해당 메시지는 김 전 이사장이 촬영해둔 것이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이사장은 "재단 관련 사안이 개인 비리 차원으로 보도돼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것 같아 만약을 대비한 증거자료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메시지를 통해 "언론이 크게 다루는 것은 재단 설립 과정이다. BH(청와대) 관련 부분이 가장 큰 이슈다"라며 "저와 안 수석이 가장 크게 관여된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씨는 향후 재단 보도와 관련해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하며 "제가 재단 일에 관여하고 있다고하면 안 된다. 재단 일에는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전 이사장은 차씨의 추천으로 재단 이사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차씨는 "재단 설립 과정만 안 수석과 잘 상의해 달라"며 "모두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설립과정은 잘 모른다. 안 수석도 내가 관여한 걸 모를 거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전 이사장은 "차씨가 나를 추천했고 재단 설립을 전경련이 주도한다는 식으로 말해줬는데 '모른다' 해서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차씨 뿐만 아니라 안 전 수석 측도 김 전 이사장에게 "전경련이 추천한 것으로 증언해달라. 재단 이사진 2~3명은 김 이사장이 추천한 것으로 해달라"며 '말 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