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불참 선언 의원 늘어나
프리버스 비서실장 내정자 "오바마가 중단시켜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연방 하원의원 간 비방전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은 루이스 의원이 지난 13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면서 비롯됐다.
루이스 의원은 최근 N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를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오는 2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취임식 불참은 내가 1987년 의원이 된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출처=트럼프 트위터> |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다음 날 트위터에서 "루이스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거짓된 불평을 할 시간에 범죄가 만연하고, 끔찍하고, 무너져가는 지역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또 "루이스 의원은 그저 말, 말, 말 뿐이며 실제 행동이나 성과는 전혀 없다"며 "슬픈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NBC방송에 대해 "진짜 나쁜 TV(bad television)"이라면서 "특히 SNL이 최악이다. 재미도 없고 나오는 인물도 최악"이라고 썼다.
이 같은 논란 이후 현재 14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이 트럼프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트럼프 정권 출범을 불과 닷새 앞두고 정통성 시비 파문이 커지고 있다.
불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존 루이스(조지아), 라울 그리잘바(애리조나), 루이스 구티에레스(일리노이), 캐서린 클락(매사추세츠), 재러드 호프만(캘리포니아), 바버라 리(캘리포니아), 얼 블루메나우어(오리건), 니디아 벨라스케스(뉴욕), 호세 세라노(뉴욕), 커트 슈레이더(오리건), 레이시 클레이(미주리), 마크 다카노(캘리포니아), 마크 드사울니어(캘리포이나), 존 코니어스(미시간) 하원의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트럼프 당선인의 인종·종교·여성차별 등 각종 분열적 발언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일부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도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외에 일부 다른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취임식 참석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윗에서"취임식은 예상하는 것보터 훨씬 더 규모가 클 것. 워싱턴 D.C.의 1월20일 즐겨라!(Inauguration Day is turning out to be even bigger than expected. January 20th, Washington D.C. Have fun!)"라고 보란듯이 썼다.
한편, 라인스 프리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15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정통성 시비'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ABC방송에서 "루이스 의원의 '정통성 시비' 논란은 '정신 이상'이며 엄청나게 실망스럽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 민주당 인사들에게 이제 그만하고 선거에서 패한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라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직'을 존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일찌감치 취임식에 참석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