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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 발 묶인 이재용 부회장, 트럼프 취임식 못간다

기사입력 : 2017년01월16일 09:13

최종수정 : 2017년01월16일 09:13

글로벌 경영활동 올스톱…9조원대 하만 인수 등 현안과제 산적

[뉴스핌=황세준 기자] 오는 20일 열리는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결국 가지 못할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와 삼성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으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따라 미국행을 접었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 핵심인 북미시장에서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경제외교에도 중요한 일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측은 이 부회장의 출국금지 일시 해제 조치를 요청했으나, 특검은 허가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뇌물죄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이 부회장에 대한 출국금지는 지난해 12월 13일 이뤄졌고, 지난 12일이 만료일이었다.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을 뇌물죄 등 혐의 피의자로 소환조사한 뒤 13일 오전 7시50분께 귀가조치했다. 현재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피의자 신분 전환으로 이 부회장의 해외 경영활동을 어려워졌다.

트럼프 취임식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 강호갑 신영 회장, 권지훈 제네럴에쿼티파트너스 회장 등이 참석해 인맥쌓기와 한미 재계의 우호증진에 민간 사절 역할을 한다.

해외 기업들도 트럼프를 면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우면서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추된 삼성의 대외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도 이 부회장의 트럼프 취임식 참석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새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추진 중이던 미국 전장부품 업체 하만 인수작업에 암초를 만났다. 하만 소액주주들이 회사 가치가 저평가됐다며 집단소송을 낸 것.

삼성 안팎으로는 국내기업 해외인수 사상 최대 규모인 하만 인수 성사를 위해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투자자 면담 등을 통해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피의자 신분이 돼 버리면 출국은 어렵다"며 "피의자가 아니었을 당시 특검이 출국금지 신청을 해 놓은 것인데 구속영장이 발부된다거나 기소가 되면 신분상 제약이 오게 되고 이는 신체의 자유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므로 아무래도 출국은 못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이르면 오늘 결정한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삼성 총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첫번째 사례가 된다.

삼성은 지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 당시 이건희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바 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수사때도 이 회장이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되기는 했지만 역시 구속되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의 출국금지와 구속 위기로 삼성 경영은 올스톱 상태다. 이미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하지 못했고 새해 글로벌 전략회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미전실 차장으로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장충기 사장까지 사법처리 가능성이 있어 삼성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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